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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패션 생존전략 돋보기] 자체브랜드·해외 공략… 한섬, 패션불황 극복 ‘투트랙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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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4. 12. 17. 18:09

해외 유명브랜드 국내시장 도입
자체브랜드 현지자립 위해 투자
프랑스 百에 '시스템' 팝업 개점
화장품 브랜드 자회사 흡수도
국내 패션업계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업 계열사 '한섬'도 직격탄을 맞았다. 갈수록 실적이 줄어드는 등 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한섬이 택한 방법은 바로 해외시장 개척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려 기회를 모색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등을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화장품 사업을 전개하는 자회사를 품는 등 '부업'의 경쟁력 강화도 추진 중이다.

17일 한섬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인지도 있는 해외 의류를 국내에 들여오거나, PB(자체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앞세워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과거엔 무게추가 자체브랜드 육성 쪽에 좀 더 기울어져 있었다면, 이제는 양쪽을 밸런스 있게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한섬은 올 3월 미국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 '리던'을 시작으로 미국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키스', 이탈리아 력셔리 '아뇨나'를 국내 시장에 차례로 선보였다.

패션업계에선 한섬이 최근 잇달아 해외 패션 브랜드와의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있는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물산 패션·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이 글로벌 유명 브랜드의 라이선스나 판권을 사들여 국내에 유통하는 데 집중해 왔다면, 한섬은 주로 시스템·타임 등 자체브랜드를 강화하는 데 더 힘을 쏟아왔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의 움직임에는 실적이 악화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수요 부진에 올 3분기 한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142억원, 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31.4% 뒷걸음질 쳤다.

이번 실적과 관련해 한섬 관계자는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이상 고온 현상에 따른 가을·겨울 시즌 아우터 판매 둔화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자체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게끔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6월 파리 마레 지구에 '시스템·시스템 옴므'의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 것과 프랑스 파리의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 오스만 본점에 국내 대표 여성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의 팝업스토어를 개점한 것 등이 대표적 예다.

핫플레이스(인기 장소)에 매장 및 팝업스토어를 여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에도 한섬은 모회사 현대백화점의 주력 거점 매장이자,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프리미엄 여성복 브랜드 '타임 파리'의 국내 첫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더현대 서울과 같은 핫플레이스에 팝업 공간을 마련해 젊고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동시에, 외국인 관광객에도 자연스레 브랜드를 알리려는 시도로 보인다.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었던 '뷰티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한 초석도 마련해 놨다.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를 운영하는 자회사 한섬라이프앤을 흡수하며 사업구조 개편 및 효율화 작업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K뷰티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경쟁사들이 화장품 사업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자 한섬도 관련 역량을 키우기 위해 사활을 거는 것으로 해석된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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