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현의 文香世談] 여름의 변주, 낭만에서 느림으로
1970년대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그룹사운드 키보이스의 '해변으로 가요'는 세대를 넘어 오랜 시간 여름을 대표하는 노래로 사랑받았다. 이 곡은 작열하는 태양, 드넓은 모래사장, 별이 쏟아지는 밤바다와 등대, 달콤한 사랑과 젊음이 넘치는 낭만적 계절을 떠올리게 하며, 여름에 대한 집단적 환상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일상이 된 오늘날, 바닷가는 더 이상 그런 감성적인 공간이 아니다.폭염과 폭우, 가뭄과 산불은 이 계절을 경계와 두려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