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하나, 안하나… 공수처, 尹 ‘강제구인’ 세번째 불발

대통령실·관저 압색도 경호처에 막혀
수사력 한계 덮기위한 '정치행보' 비판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강제구인 시도가 세 차례 무산됐다. 공수처는 22일 윤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에 나섰지만 또다시 '빈손'으로 철수했다. 검찰로의 사건 이첩이 임박한 가운데 오동운 공수처장은 이날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자처하며 조사 의지를 불태웠지만, 아무런 소득 없이 수사를 검찰에 넘겨야 할 위기에 놓였다.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부족한 수사 밑천을 '정치적 행보'로 메꾸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수처는 지난 20일과 21일에 이어 이날도 오전부터 윤 대통령이 있는 서울구치소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강제구인을 시도했다. 하지만 약 5시간 만에 철수했다. 공수처는 대통령실과 관저에 대한 압수수색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경호처에 막혀 이뤄지지 못했다.

공수처의 잇따른 강제구인 시도는 연일 비판을 낳고 있다. 설사 공수처가 강제구인에 성공해도 의미 있는 진술을 얻어낼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 수사 및 관할권을 벗어난 영장 집행은 위법하다며 진술거부권 행사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윤갑근 변호사는 "이미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피의자에 대해 강제구인을 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진술거부권을 침해해 진술을 강요하는 것으로 위법한 수사"라며 "독립적 수사를 추구한다는 공수처가, 정치권과 야합해 대통령의 인권과 방어권을 무시하는 하명수사기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오 처장이 수사 아닌 정치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오 처장은 도어스테핑에서 윤 대통령 측에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오 처장은 지난 21일 윤 대통령이 국군서울지구병원에 들렀다 밤 9시를 넘겨 서울구치소에 도착한 것이 '조사회피 행보가 아니냐'는 물음에도 "그렇게 본다"며 날을 세웠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구속 기한을 오는 28일로 보고 재차 강제구인에 나설 전망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혐의가 짙으면 기소하면 되는데 굳이 강제구인을 고집하는 것은 결국 대통령 망신주기라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