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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반군이 세계 공급망 교란…해운료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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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06. 25. 12:53

홍해 선박 공격해 선박들 수에즈 운하 우회
중국-유럽간 해상운임료 평소의 5배로 껑충
수입업자들 앞 다퉈 조기 주문…사태 악화
YEMEN HOUTHIS USA CONFLICT
예멘 후티 반군의 해상 드론 공격으로 지난 12일(현지시간) 홍해에서 그리스 소유 벌크선이 폭발했다. 사진은 후티 미디어센터가 제공한 영상을 캡쳐한 것. / EPA 연합뉴스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수에즈 운하로 향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면서 세계 해상 운임료가 급등하고, 운송이 지연되는 등 세계 공급망 교란 공포가 다시 커지고 있다고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게다가 중앙아메리카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면서 국제무역의 핵심통로인 파나마 운하의 수위가 떨어져 선박 운항회수가 한동안 제한됐다.

또 최근 몇 주 새 미국 동부와 멕시코 만 부두노동자들이 파업을 경고하는 가운데 독일 항구의 하역노동자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작업을 중단했다. 캐나다 철도노동자들도 파업에 돌입할 태세여서 북미 전역을 오가는 화물운송이 중단될 위기이고 밴쿠버같은 주요 항구엔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해운업이 이렇게 요동치면서 운송업체들은 잇따라 요금을 올리고 있다. 이는 소매업체들의 물품 부족으로 이어져 물류 대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이럴 경우 인플레이션이 다시 악화될 수 있다.
작년 10월 이후 중국발 유럽행 40피트(약 12m)컨테이너 운송료가 평균 1200달러(약 166만원)에서 7000달러(약 970만원)로 뛰었다. 이는 코로나 시기 공급망 혼란이 극심했을 때의 1만5000달러(약 2079만원)보다는 낮지만, 그 이전 수년 간 평균가격의 5배에 달한다.

태평양을 건너는 화물 운송료도 비슷한 정도로 급등했다. 상하이발 로스앤젤레스행 40피트 컨테이너 운송료는 6700달러(약 928만원)를 넘었고, 상하이발 뉴욕행은 거의 8000달러(약 1108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이 비용은 2000달러(약 277만원)에 불과했다.

이뿐 아니라 해운사들은 확정된 예약을 취소하면서 컨테이너를 선박에 실으려면 특별 취급료와 프리미엄 서비스 요금을 내라고 요구한다.

세계해운협회는 해운료는 수요와 공급을 반영하고 대부분의 경우 컨테이너 운임료는 장기 계약을 통해 결정된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요 항로의 경우 경쟁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운송업체들이 상황에 따라 가격을 대폭 인상할 수 있게 된다고 반박했다.

파리의 국제교통포럼에 따르면 아시아와 유럽 간 컨테이너 트래픽의 95%, 아시아와 미국 동부 해안 간 트래픽의 90% 이상을 3개의 주요 해운 동맹이 통제하고 있다. 코로나 기간 소매업체들은 태평양을 가로질러 컨테이너 1개를 운송하는 데 최대 2만8000달러(약 3881만원)를 지불했고, 해운업계는 기록적인 수익을 올렸다.

최근 해운료 급등의 직접원인은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이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를 지지하기 위해 홍해로 들어오는 선박을 공격하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최근 해상 드론을 이용해 공격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이런 공격으로 석탄을 운송하던 그리스 소유 선박을 포함해 선박 2척이 침몰했다.

수에즈 운하를 통한 컨테이너 트래픽이 평소의 10분의 1로 감소하고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대부분 선박은 아프리카를 우회하면서 더 많은 연료를 쓰고 있다. 이런 걸 감안하면 해운료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운송업체들이 그 이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이런 혼란이 자기실현적 예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수입업자들이 급등한 해운료와 항구의 혼잡을 현실로 인정하고 앞 다퉈 일찍 주문을 내면서 주요 항구에 화물이 더 늘어나고 화물트럭, 기차, 창고 등이 연쇄적으로 포화상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또 다른 문제는 최근 벌어지는 혼란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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