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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잃어버린 10년’ 이어져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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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 최지현 기자

승인 : 2025. 02. 0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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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상고 반대여론 확산]
'서초동'은 기업인들에게 큰 트라우마를 남긴다.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검찰 조사와 법원 재판 결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탓에 경영에 매진하는 건 언감생심이다. 실적은 추락하고 근원 경쟁력도 약해지는데, 미래를 심사숙고할 심적 여유는 없다. 삼성과 이재용 회장은 그렇게 10년의 시간을 '서초동'을 오가며 보내야 했다. 한 기업인은 "대한민국의 기업인들이 아무리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존재라지만, 삼성과 이 회장에 대해선 유독 가혹했다"며 "더 이상 대한민국 대표기업을 주저앉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불법승계 혐의는 2심까지 무죄가 났지만, 삼성 내부는 여전히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상고가 이뤄지면 삼성은 최종심 결론이 날 때까지 또다시 재판에 '올인'해야 한다. 이 회장이 3심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지만, 활발한 대외 행보를 하기엔 부담이 적지 않다. 삼성 관계자는 "자칫 최종심이 1년 이상 이어지게 되면, 반도체 위기나 글로벌 불확실성 대응은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 10년, 이 회장과 삼성에 채워진 사법족쇄는 너무도 무거웠다. 특히 이 회장은 옴짝달싹 못 할 상황이었다. 이런 족쇄가 삼성의 위기를 가져온 핵심 원인이라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오랜기간 삼성의 성공 방정식과도 같았던 '미래전략(컨트롤타워)-실행(각 사업부)' 시스템이 무너진 것도 사법리스크 때문이다. HBM으로 대표되는 반도체 위기가 대표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일각에선 인정하지 않겠지만, 이건희 시대 이후 삼성의 '오너 리더십'은 글로벌 산업 트렌드 변화에 대응한 전략과 미래 사업 방향을 수립하는 게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며 "그 시스템이 무너진 게 지금 삼성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사법족쇄가 삼성의 '오너 리더십'을 흔든 사례는 지난 2016년 말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애플, 구글 등 글로벌 주요 IT기업 CEO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이재용 회장이 초청받았다. 하지만 이 회장은 목전에 닥친 검찰 조사 때문에 간담회에 가지 못했다. 지난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때도 마찬가지였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2월 초 2심 선고가 없었다면 트럼프 취임식 참석 등을 통해 삼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경제계를 비롯해 정치권에서도 검찰이 상고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하는 건 이 때문이다. 이 회장이 2심 무죄 판결 다음 날(4일) 샘 올트먼 오픈AI 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3자 회동을 갖고 AI 동맹을 논의했듯이, 그에게 '마음껏 뛸 공간'을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과 같은 글로벌 경쟁에서 기업이 사법리스크에 계속 발목 잡혀있는 것은 국가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삼성이 그동안 뒤처졌던 시간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향자 전 의원은 "반도체 등 국가 흥망성쇠를 좌우할 수 있는 산업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도 "(검찰이) 이 문제를 계속 이끌고 갈 게 아니라 국가경제적 어려움을 감안해 여기서 종결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 사업단장은 "삼성은 지금 이 회장의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며 "상고심까지 가는 건 국가적으로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꼬집었다.
연찬모 기자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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