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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 제정을 환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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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4. 02. 06:00

이종인 전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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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인 전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이 지난 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대표적인 갈등 국책사업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은 이로써 법적 토대를 갖추게 되었으며, 전담 사업자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드디어 원자력 원 싸이클-선행핵주기와 후행핵주기사업-완성의 시작점이다.

필자는 2014년 1월, 공단의 3대 이사장으로 취임해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중저준위방폐장을 완공하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의 기틀을 다지는 데 매진했다. 취임 당시 국가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전 국민 공론화(2013년 10월~2015년 6월)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공론화 결과를 바탕으로 2016년 7월 우리나라 최초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이 마련되었으나, 이를 뒷받침할 법률의 제정은 끝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 후로 8년 여의 시간이 지난 후, 비록 만시지탄(晩時之歎)의 아쉬움이 있지만, 이 사업의 절차적 성격을 가진 법률이 마침내 제정된 것은 분명히 환영할 일이며, 원자력계의 중요한 기념비적 성과다.

특별법이 탄생하기까지 그동안 많은 이해관계자가 심도 있게 토론하고 때로는 격한 의견 대립의 순간이 있었어도, 이들이 법의 필요성을 의심한 적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필자 역시 방폐물 관리사업은 원자력에 대한 찬반의 영역이 아니라 미래세대에 대한 현세대의 책임이라는 관점을 줄기차게 주장했다. 갈등을 해결하는 첫 번째 단추는 갈등 이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인정하는 공통 분모를 찾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법의 필요성과 현세대의 책무에 대한 이해관계자 간의 동의는 오랜 시간에도 불구하고 특별법 제정의 든든한 자양분이 되었다고 필자는 확신한다.

앞으로 6개월 후 발족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는 많은 기대에 부응해야 할 부담을 안고 있다. 위원회 출범과 동시에 중요하고 어려운 부지선정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하며, 지난해 태백시로 결정된 연구용 지하연구시설의 건설·운영에서도 위원회의 존재 이유를 입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위원회는 기술적, 과학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되, 수용성이라는 두 개의 가치를 균형 있게 달성해야 한다. 어쩌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법을 만드는 일 못지않게 폭넓은 의견 수렴의 장을 더욱 빈번하게 마련해야 할지도 모른다.

전담 사업자인 공단은 특별법이 마련해 준 기나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의 출발점에 서 있다. 사업을 풀어가는 절차가 마련되었어도 실제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가 법 제정의 취지에 따라 순조롭게 안착하고 모든 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내도록 공단은 전담 사업자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야 한다. 특히, 공단은 전담기관으로서 역량을 강화하고, 기술을 개발하며, 전문인력을 확보·양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정부와 산업계, 학계, 시민사회가 긴밀하게 협력하여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사성폐기물 관리를 실현해야 한다. 이제는 법 제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질적인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수십조 원이 소요되는 이 사업을 추진 함에 있어, 공단 설립 목적에 맞는 안전성과 효율성의 가치를 모두 충족하도록 목표관리를 해야 한다. 또한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의 접목 가능성을 적극 검토하고, 해외 선도국보다 출발은 늦었지만 누구보다 선진화된 시설의 건설과 운영으로 보답해야 할 것이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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