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대부분 경북권… 축구장 2177개 규모
농기자재 지원 및 신속 손해평가 등 추진
농협, 무이자자금 2000억 원 등 금융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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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상권 산불 피해에 따른 농업인의 영농재개와 일상 회복을 위한 지원대책을 논의하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 21일부터 경남 산청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은 전날 주불 진화로 약 열흘 만에 마무리됐다.
농업 분야 피해는 대부분 경북에서 발생했고, 농사에 필요한 각종 농기계 및 호미·삽 등 농기구가 소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농식품부가 집계한 농업 분야 피해 현황 추정치를 보면 지난 30일 기준 경북에서는 농작물 1555㏊가 전소 피해를 입었다. 이는 축구장 2177개와 맞먹는 규모다. 이 중 대부분은 과수 피해로 면적은 1490㏊에 달했다.
이어 시설하우스 290동, 부대시설 958동, 농기계 2639대, 축사 71동이 불에 탄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 2만4000두, 닭 5만2000수 폐사도 발생했고 유통·가공시설 7개소 피해도 조사됐다.
경남에서는 재해보험 신청 기준으로 감나무 2건, 시설하우스 3건, 창고 1건, 양봉 100군 등 피해가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산불 피해 농업인의 영농 재개를 위한 긴급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봄철 영농에 차질이 없도록 부족한 농기계, 비료·농약, 농기구, 종자·종묘 등 지역별·품목별 필요물량을 사전에 준비해 지원한다.
시·군 농기계임대사업소와 지역농협 농기계은행을 통해 피해 농가에 무상으로 관련 설비도 임대한다. 부족한 농기계는 농기계회사와 타 지역 농기계 임대사업소를 통해 보충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농업기술센터와 지역농협 농기계은행에 농작업 대행반을 편성, 고령농 등 취약계층에게 농작업 대행 서비스도 제공한다. 농기계 수리봉사반 14개팀을 편성해 순회 점검 및 무상 수리도 진행한다.
비료·농약, 호미·삽 등 농기구는 농협에서 피해지역 연간 소요량 이상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지역 농협영농자재판매장을 통해 할인 공급도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보유 볍씨를 무상 공급하고, 과수 묘목은 묘목업체 등과 협의해 민간업체 보유분을 피해 농가에 우선 공급할 예정이다.
축산농가에 대한 피해 회복도 지원한다.
농식품부는 사료구매자금(융자) 1100억 원을 피해지역에 우선 배정하고, 농축협에서 사료를 농가당 최대 240포(20㎏)씩 무상 공급하기로 했다. 신속한 가축 진료 지원을 위해 동물의료지원반을 편성·운영 중이며 동물약품·면역강화제 등 필요 물품도 제공한다.
붕괴 위험 축사시설 긴급 철거를 위한 중장비 임차료 지원(축협) 및 시설 복구를 위한 축사시설현대화 자금도 지원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 야생멧돼지 이동이 증가할 것을 대비해 양돈농장 차단 방역도 강화한다.
농식품부는 농업인 경영 및 생활안정도 지원한다.
재해보험금이 신속 지급될 수 있도록 손해평가인력 596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피해 사고 접수 후 3일 이내에 현장 조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고, 농업인이 희망할 경우 추정보험금 절반을 우선 지급한다.
농축산경영자금 상환을 연기하고 최대 2년간 이자도 면제한다. 재해대책경영자금과 비닐하우스·과수원 등 농업시설 복구에 필요한 자금도 신속 지원한다.
농협에서는 피해 조합원에게 무이자자금 2000억 원을 비롯해 긴급생활안정자금을 세대당 최대 3000만 원씩 지원한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산불로 인한 농산물 수급불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주요 작물에 대한 피해 상황 등을 면밀히 분석·대응할 계획이다.
현재 정식이 진행 중인 봄배추와 생육 중인 마늘·사과에 대해서는 품목별 생육관리협의체를 즉시 구성해 수확기까지 생육상황을 모니터링해 나간다. 필요 시 현장 기술지원, 병충해 방재용 약제·영양제 지원 등도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이재민 구호용 정부 양곡을 무상 공급하고, 왕진버스·재능나눔, 영농도우미 등 각종 농촌 복지사업도 지원할 방침이다. 민간기업이 자발적으로 출연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도 활용해 피해농가를 지원할 계획이다.
송 장관은 "기존의 제도와 틀을 넘어서는 지원방안도 추가적으로 검토하는 등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며 "피해 농업인이 다양한 지원사업 등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안내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