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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직후부터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여러 증권사에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HTS(홈트레이딩시스템) 장애가 반복되며 거래 지연과 조회 오류 등이 발생했고, 일부 투자자들은 손실을 호소했다.
키움증권의 경우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이틀 연속 거래 장애가 발생했다. 온라인 전문 증권사로서 자존심을 구긴 것이다. 이에 키움은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일주일간 수수료를 면제하고 피해 보상 민원을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증권 HTS와 MTS에서도 주식 거래 체결 조회가 1분 이상 지연되거나 실시간 시세 오류 문제가 발생했다. 국내 대형증권사 두 곳에서 장애가 발생해 근본적인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신한투자증권도 넥스트레이드 메인마켓 거래에 참여한 첫날인 지난달 31일 체결 조회 지연 사태를 겪었다. 실시간 체결과 잔고 처리가 일부 지연됐고, 스피드 주문·호가 주문 등 실시간 체결 서비스 화면도 제대로 조회되지 않았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넥스트레이드와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서 장애가 발생했음에도 바뀐 시스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준비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서도 장애가 발생했다. 코스피 시장 전체가 7분간 멈췄다. 넥스트레이드 출범에 맞춰 도입된 중간가 호가 시스템과 기존 거래소 시스템 간의 충돌 때문이었다. 동양철관 종목에서 '자전거래 방지 조건'과 중간가 호가가 충돌하면서 오류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전체 코스피 시장이 먹통이 됐다.
최근 공개된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중 개인 투자자 비중은 약 98%다. 대량·바스켓 매매 서비스 등으로 기관투자자들도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증권사와 거래소에서도 각종 장애가 발생하면서 시스템에 대한 우려로 커졌고, 결국 투자자 확대도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스템 자체의 문제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넥스트레이드는 출범 당시 코스피보다 먼저 열리고 늦게 닫는 거래시간 증가와 낮은 수수료 등으로 국민 투자 확대라는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과 부합하는 거래소로 기대를 모았다. 자본시장은 단순히 주식거래를 넘어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돕고 국가 경제 발전과 투자자 자산 증식에 기여한다. 그러나 최근과 같은 시스템 불안이 장기화되면 대체거래소는 반짝 인기에 그치고 자본시장 전반의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한번 금이 간 신뢰는 다시 봉합하는데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증권업계가 대체거래소 출범 초기 혼선을 딛고 신뢰를 바탕으로 지금의 인기를 이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