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미국 브랜드 점유율 급감"
"할리우드 영화 수입·보잉 여객기 주문 및 인도 제한"
골드만삭스 "최악시, 미 900억달러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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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에 대한 미국의 주문과 중국 내 미국 제품의 판매가 급감했으며 중국 정부는 할리우드 영화 수입을 통제하고, 미국 보잉사의 여객기에 대한 신규 주문뿐 아니라 기존 주문의 인도도 사실상 차단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에 대해 145%, 중국은 미국산에 대해 125%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면서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
◇ 제2차 미·중 무역전쟁 피해, 가시화
로이터 "미국의 중국산 주문 지연·중단...무역 흑자 의존 중 경제에 나쁜 신호"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1년에 두번 열리는 중국 최대 무역 박람회인 광둥페어에 참여한 콘모 일렉트로닉의 마케팅 매니저 캔디스 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이후 미국의 의료 기기 주문이 사라졌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녀는 "우리 비즈니스의 60~70%가 미국 고객과의 거래이기 때문에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상품을 수출할 수도, 대금을 받을 수도 없어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취재에 응한 대부분 수출업체가 미국 주문이 지연되거나 중단됐다고 말했다며 이는 지난해 1조달러(1427조6000억원)에 달하는 무역 흑자에 크게 의존해 성장해 온 중국 경제에 나쁜 신호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중국 수출에서 미국에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이고, 미국에 대한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2954억달러(421조7100억원)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직접 수출뿐 아니라 베트남·멕시코 등을 통한 우회 수출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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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 수입·보잉 여객기 주문 및 인도 제한"
반면 아이폰부터 패스트푸드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주요 브랜드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중국 경쟁사에게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주 미국 영화 수입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고, 중국 항공사들에게 보잉 여객기를 주문하지 말라고 지시했으며 이미 주문한 여객기 인도에 대한 사전 승인 지시로 인도가 중단됐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나이키와 테슬라는 중국에서의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7%·12% 감소했다고 발표했고, 애플·스타벅스 등도 분기 실적이 부진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고 WSJ은 알렸다.
특히 2016년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에 대한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연상하는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통제는 무역전쟁의 새로운 전선인 미·중 간 서비스 무역의 일부로 영화가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작지만, 그 상징적 무게에 필적하는 부문은 거의 없다고 WSJ은 평가했다.
서구 제품에 대한 시장 개방의 일환으로 1994년 해리스 포드 주연의 영화 '도망자'가 개봉하면서 할리우드 영화가 중국에 유입되기 시작해 2019년 '어벤져스·최후의 게임'이 6억3000만달러(9000억원)로 중국 영화 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미국 영화가 됐지만,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8년 제1차 무역전쟁 때 미국 영화의 중국 시장 개봉이 어려워졌다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중 수개월 동안 미국 영화 상영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반미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에 본사를 둔 대형 체인점 융후이(永輝) 슈퍼마켓은 "중국산의 별빛을 모아 국내 시장을 밝히는 은하로 만들자"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캐나다의 슈퍼마켓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25% 관세 부과에 대응해 버번 등 미국산 위스키를 진열대에서 치우는 등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상황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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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가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대해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미국 제품 불매운동과 여행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청(ITA)은 이날 3월 항공편을 통한 미국 방문자 수가 1년 전보다 거의 10% 감소했다고 발표했고, 골드만삭스그룹은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여행 감소와 보이콧에 따른 미국 경제 타격이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0.3%, 약 900억달러(128조5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