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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국민의힘 김문수(왼쪽부터),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
국민 여론이 100% 반영된 1차 경선에서 2대2 구도가 된 것은 탄핵에 대한 여론이 갈리고 있다는 의미다. 2차 경선부터는 당원 투표 50%, 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데 탄핵 반대 기류가 강한 당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반탄파가 우세해 보이지만 결과는 예측불허다. 탄핵 찬·반 쪽에서 각각 1명씩 남을 수도 있고, 반대로 어느 한쪽이 전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살아남든 이재명 후보를 꺾는 것인데 이를 위해 화력을 당내 경쟁자가 아닌 이재명에게 퍼부어야 한다는 점이다.
김문수 측은 SBS 라디오에 "국민의힘 지지자의 80%가 탄핵을 반대했다. 이재명을 막으려면 김문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홍준표 측은 MBC 라디오에 "반(反)이재명 대표주자로 계속 모습을 보여줬다. 결선 전에 50%를 얻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측은 KBS 라디오에 "갈수록 찬탄의 파이는 커지고, 반탄의 파이는 줄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후보는 "탄핵의 강을 넘어야 비로소 국민의 길, 이기는 길이 열린다. 국민 앞에 솔직히, 진심으로 사과하자"고 했다. 아쉽게도 탄핵이 주메뉴다.
국민의힘 후보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한가한 모습이 아니다. 각자가 반이재명 경쟁력이 무엇인지,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고 비교우위가 무엇인지도 보여줘야 한다. 이재명이 못하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제시해야 한다. 정책으로 상대당 후보를 압도해야 한다. 후보들이 비교우위도 제시하지 못하고 탄핵만 입에 올린다면 정권 재창출은 그림의 떡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경선 후보 4명 중 한 명이 지지율 50% 이상 넘지 않는 한, 오는 29일 3차, 5월 3일에는 최종 경선이 치러진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 감정을 자극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최종 경선 후에는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하는데 감정이 상하면 단일대오로 나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빅텐트'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라도 내부총질이나 후보 간 감정적 충돌은 피해야 한다. 후보들이 계엄이나 탄핵에 대한 언급을 줄이는 만큼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격 여력은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