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이재명, ‘정치보복’ 없다면서 ‘내란종식’ 강조하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4.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428010016809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5. 04. 29. 00:0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8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AI 메모리반도체 기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국립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태준 전 국무총리 묘역을 참배했다. 건국의 상징인 이승만 대통령과 산업화의 상징 박정희 대통령 묘역 참배는 대선을 앞두고 중도·보수와 무당층에 대한 손짓이란 분석이다. 전직 대통령 묘소를 한번 찾았다고 좌와 우로, 지역과 계층으로 갈라진 사회가 당장 통합되길 기대할 수는 없다. 이 후보가 자신의 말에 신뢰감을 주는 게 과제다.

이 후보는 정치 보복과 좌우 이념 논쟁을 중단하고 국민통합으로 나라를 하나 되게 만들어 국민이 먹고사는 '잘사니즘'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국민이 바라는 바이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이 후보가 그동안 보여 온 정치투쟁의 모습,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거친 비판, 말과 행동이 다른 점 등 때문이다. 이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서 압승하자 기대 못지않게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개헌 제안에 '내란종식이 먼저'라고 했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관련된 사람들을 처벌하겠다는 뜻이다. 벌써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규모를 수십 배 능가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돈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입법·사법·행정 삼권을 모두 장악하고 원하는 어떤 법안도 마음대로 만들어 통과시킬 수 있다. 역대 어느 대통령도 가져보지 못한 무소불위의 권력이다. 이런 권력을 제어할 적당한 방법도 없는데 과연 그가 권력 사용을 자제할지 걱정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은 5년 내내 계속돼 1000여 명이 수사받고, 200명이 구속되고 5명이 자살한 것으로 보도됐다. 적폐청산TF를 만들어 정보기관을 무력화시키고, 각 부처를 조사해 국민과 공직자들이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청산 대상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의 전방위 의혹 및 논란과 사건 사고 등인데 세월호 7시간 및 유가족 사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등, 나열하기도 어렵다. 오죽하면 민주당의 한 의원이 "문 정부의 적폐 청산은 기간이 길어 피곤했다"는 말을 했겠는가.

이 후보는 검찰을 기소-공소로 분리하고, 검사도 줄일 계획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검사 25명을 50명으로 늘린다. 국군방첩사령부도 3개로 쪼개 보안·감찰·방첩 기능을 국방부로 이관하고, 감사원에 대한 국회 통제도 강화할 움직임이다. 이에 '적폐청산 시즌 2'의 밑그림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 후보는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고 했는데 이를 빗대 '정치보복이 없다고 했더니 정말인 줄 안다'는 말이 나돈다. 이 후보는 국민들이 자신의 말을 믿게 하는 게 급선무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