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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이커머스가 활성화된 국가가 몇 안 되는 데다 지난해 알리를 통해 한국은 '되는 시장'이란 인식까지 더해지며 C커머스의 공습은 올해부터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알리에 이어 테무가 경기 김포에 물류센터까지 구축하며 가세했고, '중국판 쿠팡'이라 불리는 중국 최대 유통기업 징동닷컴도 인천과 경기 이천에 자체 물류센터를 마련하면서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알리의 국내 시장 진출은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품질과 서비스 등을 내세우며 공세를 막아내는 데 선방했지만 테무 등이 초저가 상품을 내세워 본격적인 한국시장 진출을 선언한 만큼 올해 C커머스의 자본력을 막아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설상가상 우리의 현실은 12.3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정국으로 C커머스에 대응할 정책을 마련할 시간마저 부족했다. 미국이 자국 보호주의를 내세워 중국을 향해 '소액면세 제도'를 폐지하고, 유럽연합(EU)도 150유로 미만의 무관세 규정을 철폐할 동안 우리는 아직 명확한 규제책을 마련하지도 못했다.
그렇다고 정부의 대안만 마냥 손놓고 기다리기엔 시간이 없다. 무조건적인 견제와 애국심에 기반한 보이콧도 한계가 있다. 국내 이커머스도 글로벌 기업에 대항할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이커머스 회사들의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1위는 미국 기업인 아마존이 차지했고, 이어 2위 징동닷컴(중국), 3위 알리바바(중국), 4위 핀둬둬(중국), 5위 쿠팡(한국) 등 5대 기업 중 3개를 중국이 싹쓸이할 정도로 글로벌 이커머스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다. 징동닷컴과 알리바바, 테무 모기업 핀둬둬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빅3'의 최근 5년간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은 41.0%로, 세계 전자상거래 연평균 성장률보다 2.8배나 높다. 내수뿐 아니라 세계 시장을 상대로 사업을 전개한 결과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도 내수 기반에만 의지하기보다는 이제 글로벌 진출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글로벌 이커머스 상위 5위에 랭크된 쿠팡이 좋은 예다. 쿠팡은 대만, 일본,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 등을 인수하는 공격적인 투자로 C커머스의 공세 속에서도 올 1분기 매출 11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물론 한국 제조와 유통의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호장치는 정부가 마련해 줘야 한다. 그다음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과 해법은 이커머스 업체 스스로가 찾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