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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교황 레오 14세, 첫 공식 등장서 드러난 세 가지 메시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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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5. 09. 10:14

로이터, 즉위명·연설 언어·복장 등 측면서 조명
POPE-SUCCESSION/BASEBALL
지난 8일(현지시간) 새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운데)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신임 교황 레오 14세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순간부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보여주는 세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내놨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메시지를 살펴볼 수 있는 첫 번째 단서는 즉위명이다.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은 '레오 14세'를 즉위명으로 택했다. 교황들은 즉위와 함께 새 이름을 선택하며, 이를 통해 자신이 어떤 교황이 되겠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한 13세기 성 프란치스코에서 이름을 땄다.

레오라는 이름이 마지막으로 사용된 것은 1878년부터 1903년까지 재임했던 레오 13세로, 그는 노동자 권리를 옹호하며 정당한 임금과 노동 조건, 노동조합 설립의 권리를 강조했다. 예수회 소속의 교황 전문 분석가 토머스 리스 신부는 "레오 14세라는 이름은 교회의 사회 교리를 중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두 번째 단서는 그가 사용한 언어와 발언 내용이다. 이날 레오는 영어를 단 한마디도 사용하지 않고, 교황청의 공식 언어인 이탈리아어로 군중에게 인사했다. 이어 페루 선교 시절을 떠올리듯 스페인어로 짧게 인사했지만, 미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의 첫마디는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이었다. 가톨릭 미사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지만, 동시에 분쟁으로 갈라진 세계를 향한 평화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앞서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 들어가기 직전, 추기경단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을 비롯한 여러 지역의 분쟁 상황을 언급하며 평화를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레오 14세는 "하느님의 평화는 무장하지 않은 평화이며, 무장을 해제하는 평화"라며, "겸손하고 인내하는 평화"를 강조했다. 또한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을 언급하며 "우리는 여전히 그분의 약하지만 용기 있는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모든 이들을 사랑하시며, 악은 승리하지 못한다. 우리는 하느님의 손안에 있다"며 프란치스코가 마지막으로 남긴 축복을 다시 전했다.

마지막 세 번째 단서는 복장이다. 2013년 선출 당시 화려한 상징을 피했던 프란치스코와 달리, 레오 14세는 흰색 수단 위에 전통적인 붉은색 교황 예복을 입었다. 이는 그가 프란치스코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선택이었다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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