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식 넷제로 2050 기후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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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대선이라는 국가적 행사에서 기후적 책임을 함께 고민한다면, 선거 운동의 많은 활동들을 탄소중립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세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거나, 대규모 대면 집회 대신 온라인 유세나 방송을 활용한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선거 홍보물을 디지털 콘텐츠로 대체하거나, 종이 사용을 최소화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재활용이 어려운 코팅지, 비닐 현수막 등을 대신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시도도 늘고 있다. 이러한 실천은 선거 캠페인에 신뢰를 더하고, 시민들에게도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더 나아가 각 후보자들이 탄소중립과 정의로운 전환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이를 구체적인 공약으로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선거는 기후위기 대응의 출발선이 될 수 있다. 기후 공약이 단순히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행계획과 예산 배분까지 포함된다면 정책 신뢰도는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선거 운동의 특성상 많은 자원을 소비하고, 국민과의 직접 접촉을 중시하는 문화도 여전히 강하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고, 탄소중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공동의 과제가 되었다. 기후위기 대응은 정부 정책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국민의 인식 전환과 일상적 실천이 함께할 때 비로소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와 같은 전국적 행사에서부터 탄소중립적 전환을 시작한다면,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파급력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상상을 하며, 나는 넷제로 2050 기후재단에서의 역할을 되새긴다. 우리의 목표는 단순한 탄소 감축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구조적 전환이다. 에너지·교통·소비 방식 전반에 걸친 변화가 필요한 지금, 선거와 같은 기회는 시민의식을 고양하고 구체적 실천을 확산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선거를 통해 자연스럽게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모습은 국민들의 의식을 전환시키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우리가 탄소중립 유세, 탄소중립 공약, 탄소중립 참여를 실천한다면, 더 이상 기후위기는 추상적 공포가 아닌, 우리가 함께 이겨낼 수 있는 현실이 될 수 있다.
작은 변화들이 모여 큰 변화를 이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여러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기후 선진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하며, 그 변화는 일상 속 작은 선택에서부터 시작된다. 대선이라는 중요한 순간을 통해, 국민 모두가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우리는 미래세대에게 더욱 자랑스러운 국가를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선, 우리가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아름다운 상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기후위기 대응의 가장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넷제로 2050 기후재단은 이러한 변화의 선두에서 국민과 함께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여정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