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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 타결]“펀드수혜 확실” 조선주 들썩… “日에 불리” 車·부품주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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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07. 31. 17:58

코스피 7거래일만 하락 업종별 혼조세
한화오션 주가 13% ↑, 기아 7% ↓
"반도체·2차전지 등 전략사업 주목"
한국과 미국이 31일 관세 협상에서 상호 관세율 15%에 전격 합의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의 조건으로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도 15%로 낮췄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경기 평택시 포습읍 평택항의 모습. /송의주 기자 songuijoo@
한국과 미국 간 상호관세 협상이 유예 시한을 하루 앞둔 31일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코스피는 업종별 수급에 따른 혼조세 끝에 7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조선주는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으나, 자동차 업종은 관세 인하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약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관세 타결이 불확실성 완화에는 긍정적이나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03포인트(0.28%) 내린 3245.44에 장을 마감했다. 장 시작 전 한미 관세 협상이 일본과 유럽연합(EU)과 동일한 수준인 관세율 15%로 타결됐다는 소식에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1.31포인트(0.65%) 오른 3275.78로 출발했지만, 장중 업종별 엇갈린 흐름과 차익실현 매물로 혼조세를 보이다 하락 전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237억원, 344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은 7054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세 협상 타결 소식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돼 있었고, 기대감 소화 후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지수가 하락 전환했다"며 "25% 관세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경기 둔화 등 펀더멘털 요인을 극복하기에는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코스피는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협상 타결 기대를 선반영한 만큼, 이날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7거래일 만에 반락했다.

이날 협상 타결 최대 수혜주로 조선주가 꼽혔다. 한화오션은 전 거래일 대비 13.43% 오른 11만 2300원에 마감했고, HD현대중공업(4.14%), 태광(5.50%), 현대미포조선(3.41%)도 상승 마감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 내 3500억 달러 투자 중 1500억 달러가 조선업 협력 전용 펀드로 배정된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반면 자동차·부품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현대차는 4.48% 하락한 21만 3,000원에 마감했고 기아(-7.34%), 현대모비스(-3.92%), 에스엘(-8.24%)도 동반 하락했다. 자동차 품목 관세가 25%에서 15%로 인하됐지만, 기존 0%였던 점을 감안하면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실망 매물로 이어졌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은 대규모 투자 펀드 조성에 따른 미국 시장 진출 기대감으로 뚜렷한 수혜를 입고 있다"며 "반면 자동차 업종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관세 인하 폭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관세 타결이 불확실성을 완화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업종별 차별화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은 대규모 펀드 조성에 따른 미국 진출 기대감으로 수혜가 뚜렷하다"며 "반면 자동차 업종은 기대에 못 미친 관세 인하 폭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단기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향후 증시는 관세 불확실성 해소 이후 환율과 외국인 수급, 업종별 실적 모멘텀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정부가 조선·반도체·2차전지·바이오 등 전략 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만큼 외국인 보유 비율이 낮고 하반기 이익 증가율이 높은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한국의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이에 따라 △조선업 협력 펀드를 포함한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1000억 달러 규모 에너지 구매 △미국산 자동차·트럭·농산물 시장 개방 등을 약속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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