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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출근제’에 워킹맘은 싸늘… “칼퇴근이 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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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항 기자

승인 : 2025. 09. 09. 15:24

"육아 현실 외면" 부정적 여론
"기업은 기혼여성 채용 꺼리고
경단녀 재취업 더 힘들어질 것"
'보호자의 손을 꼭 잡고'<YONHAP NO-2440>
지난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에 등교 중인 학생들과 이들을 바래다주는 학부모들의 모습. /연합
정부가 내년부터 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모를 위한 '10시 출근제'를 전국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누리꾼 사이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워킹맘들은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이 대다수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10시 출근제'는 근로자 300명 미만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초등생, 유아기 자녀를 둔 학부모 근로자가 최대 2개월간, 임금 삭감 없이 출근 시간을 1시간 늦출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정부는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부터는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기간도 최대 1년까지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 정책은 지난 2022년 광주광역시에서 처음 도입됐다. 시에서 단축근로로 인한 기업 손실을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정부는 이 제도를 국가사업으로 전환, 내년도 예산안에도 반영한 상태다.

'10시 출근제'를 반기는 누리꾼들은 "아침마다 전쟁을 치르는 맞벌이 부부에게 유용한 제도"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초등학생을 둔 부모에게 꼭 필요한 정책", "출근 전 돌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스트레스가 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워킹맘은 "좋은 취지인 만큼, 인력 부족이나 야근 전가 같은 부작용이 없도록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 등에서는 '10시 출근제'가 "육아 현실과 괴리가 너무 크다"는 워킹맘들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누리꾼들은 이번 정책이 오히려 기업의 워킹맘 채용 기피를 부추길 것이라며 높은 불안감을 나타냈다. "기업 입장에서 똑같이 월급을 주는데 근무시간도 짧고, 휴가도 자주 쓰는 근로자를 꺼리는 건 당연하다"는 의견부터, "매번 대체인력을 뽑기도 어렵고, 다른 직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걸려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그러면서 "육아로 경력 단절된 여성들은 더욱 재취업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6세 딸을 양육 중이라는 한 30대 워킹맘은 "단순히 출근 시간을 늦춘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아이 등교 후에도 하교 준비, 숙제, 준비물 챙기기 등 돌봄이 계속 필요한데, 그런 현실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차라리 정시 퇴근이 확실히 보장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기업 문화 안에서의 현실적 장벽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지금도 육아기 단축근무제나 휴직 제도가 있지만 제대로 못 쓴다", "회사에서는 눈치 주고, 동료들한테는 진상 취급 받을텐데 승진을 생각한다면 쓴 사람만 손해"라는 반응이다.
김지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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