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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지구 휴전 중재 카타르 도하 공습...이스라엘발 전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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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9. 10. 08:02

이스라엘군 "하마스 고위 지도자 겨냥 정밀 타격"
카타르 총리 "휴전 협상 방해 위한 기만적 공격...중재 지속"
이스라엘 "미국에 사전 통지, 트럼프 용인"
트럼프 "미국·이스라엘 목표 진전시키지 않아"
QATAR-SECURITY/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카타르 도하의 건물이 파손됐다./로이터·연합
이스라엘이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종식 협상을 중재해 온 카타르의 수도 도하를 공습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고위급 제거 목적의 공습이었지만, 이스라엘발 전쟁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친이란 무장세력이 있는 레바논과 예멘 서부·시리아, 그리고 이란에 이어 카타르까지 확대되고 있다.

◇ 이스라엘, 가자지구 휴전 협상 중재 카타르 도하 공습..."하마스 고위 지도자 겨냥 정밀 타격"
카타르 총리 "가자 휴전 협상 방해 위한 기만적 공격...휴전 중재 지속"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날 오후 3시 50분께 도하의 카타라 지구에서 폭음과 함께 연기가 치솟았다.

공습 직후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군과 신베트(국내 정보기관)는 하마스 테러 조직의 고위급 지도자를 겨냥해 정밀 타격을 가했다"며 이번 공습이 '화염의 정점(Summit of Fire)' 작전이라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오늘 하마스 최고 테러 지도부에 대한 작전은 이스라엘의 독자적 작전이었다"며 "이스라엘이 시작, 수행했으며 전적인 책임을 진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스라엘의 표적은 하마스의 협상 대표단을 이끄는 칼릴 알하야와 자헤르 자바린·칼레드 메샬 등 도하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하마스 정치국 인사들로 알려졌는데, 하마스는 이들이 모두 생존했다고 전했다.

휴전 협상의 중재 역할을 해온 카타르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는 이번 공격이 기만적이고 가자 휴전 협상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중재 노력이 카타르 정체성의 일부로 어떠한 시도도 그 역할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로이터는 알렸다.

알사니 총리는 미국 당국의 경고 10분 후 이스라엘의 공격이 있었다며 공격에 방공망에 탐지되지 않는 무기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종식 시도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에 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마이라브 존스제인도 동의했다.

그는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휴전이나 협상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도하에서 하마스 지도부가 제거돼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 전략에 '게임 체인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제드 알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엑스를 통해 이번 공격이 "모든 국제법과 규범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카타르의 하마스 지도부에 대한 공격이 위험하고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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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부 장관이 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이스라엘의 도하 공습에 관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AFP·연합
◇ 이스라엘 "미국에 사전 통지, 트럼프 용인"
트럼프 "동맹 카타르 폭격, 미국·이스라엘 목표 진전시키지 않아...카타르에 재발 방지 보장"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 이스라엘 매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공습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용인(green light)했다고 이스라엘 관리들이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번 공격은 네타냐후 총리가 한 결정이지 내가 한 결정이 아니다"며 "우리와 함께 평화를 중재하려고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용감하게 위험을 감수하는 주권국이자 미국의 긴밀한 동맹인 카타르 내부에 대한 일방적인 폭격은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목표를 진전시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카타르의 국왕 및 총리와 통화하고 "카타르 영토에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겠다고 보장했다"면서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에게 카타르와 방위협력협정(DCA)을 마무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도 이스라엘이 공습 계획을 미국에 사전 통보했다면서도 "이는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가 매우 유감스럽게도 카타르의 수도 도하의 한 구역에 있었다"며 이스라엘의 공격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14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카타르를 방문, 카타르 정부로부터 전용기 용도로 쓸 호화 항공기를 선물받은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트루스소셜에 "모두가 인질들의 귀환을 원한다. 모두가 이 전쟁이 끝나기를 원한다"며 "이스라엘은 내 (휴전) 조건을 수락했다. 이제 하마스가 수락할 때"라고 적었다.

이어 "나는 하마스에 수락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과를 경고했다"며 "이것이 나의 마지막 경고이다. 다른 경고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후 2년간 전쟁을 이어오면서 하마스와 연대하는 친이란 무장세력을 노려 레바논·시리아·예멘 , 그리고 이란을 공격했지만, 카타르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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