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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회장 ‘4조 투자’ 발표에 주가 흔들… 셀트리온, 재무 부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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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5. 11. 17. 18:05

현금창출력 자신, 대규모 투자 공언
자금 조달 설득이 주가 회복 관건

"향후 3년간 송도, 충북 오창, 충남 예산에 총 4조원 시설 투자하겠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 14일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셀트리온 주가 19만원 선이 무너졌다. 주가가 1거래일 만에 3% 이상 급락한 것이다. 이미 2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생산시설 인수 투자를 발표한 상황인 만큼, 4조원 이상 투자가 진행될 경우 재무 부담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서 회장이 대규모 국내투자를 발표한 건 현금창출력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들어 매출원가율이 낮아지고 매출도 빠르게 성장하면서 견고한 현금흐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올 3분기만에 상각전영업이익(EBTDA) 1조원을 돌파했다. 서 회장은 내년 연 EBITDA가 3조원까지 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이유다. 다만 이 같은 회사의 전망치가 부합되지 않을 경우, 시장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 이날 종가는 18만9700원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 대비 3.26% 하락한 수치다. 셀트리온 주가가 급락한 건 서 회장이 지난 14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민관 합동회의에서 조단위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R&D 비용을 연 8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스타트업 펀드에 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미 서 회장은 지난달 미국 일라이릴리 현지 생산시설 인수에 2조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여기에 국내 투자에 4조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될 경우 재무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 회장이 파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이유는 셀트리온 현금 창출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재무 수치는 영업이익률과 EBITDA다. 우선 셀트리온의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29.3%에 달한다. 원가율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전년 말 대비 15%포인트 이상 치솟았다. 이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도 1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BITDA도 올 3분기 말에 이미 작년 말 수준(9103억원)을 훌쩍 넘어서며 1조원대를 기록했다. EBITDA는 이자·세금·감가상각·무형자산상각을 제외한 이익으로,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핵심 재무지표다.

서 회장은 내년 EBITDA가 3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 회장은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만 EBITDA 3조원 이상이 예측된다"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들에 대해서도 영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셀트리온의 주가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회사가 최근 수차례 실적 목표를 조정하며 소액주주들의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올 3분기 기대를 모았던 핵심 제품 '짐펜트라'의 매출 목표치를 기존 7000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대폭 낮추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투자 계획의 당위성과 자금 조달 방향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가 주가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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