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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상자 열렸다”...민주당, 트럼프·엡스타인 파티 사진 기습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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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12. 14. 06:28

트럼프·클린턴·게이츠 등 '거물급' 등장
민주, 추가 공개 예고...공화 "정치적 짜깁기"
도덕적 타격 불가피 트럼프 "누구나 그와 사진 찍었다"
19일 법무부 추가 파일 공개 '초긴장'
USA-TRUMP/EPSTEIN-FIL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확인 여성들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자료 중 미국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것./로이터·연합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이 함께 찍힌 사진과 '트럼프 콘돔'을 4달러50센트에 판다는 팻말이 있는 사진을 1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오는 19일 미국 법무부의 엡스타인 관련 파일 공개를 앞두고 선제공격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수만 장의 사진에는 엡스타인과 시간을 보낸 부유하고 권력 있는 남성들의 이미지와 여성 및 엡스타인 소유 부동산 사진이 포함돼 있다며 향후 며칠 내에 더 많은 사진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이날 공개한 19장의 사진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영화감독 우디 앨런,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였던 우파 논객 스티브 배넌과 함께 민주당 소속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부 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전 하버드대 총장도 등장해 민주당의 의도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USA-TRUMP/EPSTEIN-FILES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오른쪽)과 그의 오랜 측극이자 여자친구였던 길레인 맥스웰(오른쪽 두번째)가 찍은 사진으로 미국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것./로이터·연합
◇ 민주, 엡스타인 사진 19장 공개...트럼프부터 클린턴·게이츠까지...적나라하게 드러난 미 주류사회의 '민낯'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현역이고, 국정 운영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보다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진영을 넘어 주류층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미국 사회 전체에 심대한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확보한 엡스타인 관련 9만5000여장의 사진 가운데 이날 공개한 사진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금발의 여성과 함께 있는 모습을 찍은 것이 포함됐다.

흑백 사진 한장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 옆에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된 6명의 여성과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이, 또 다른 사진엔 그가 엡스타인 옆에 선 채 한 여성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이 각각 담겼다. 세번째 사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붉은 넥타이를 풀고 모자이크 처리된 다른 여성과 앉아 있는 모습이나, 선명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들 사진에는 촬영된 날짜가 없으며 장소 등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엡스타인이 찍히지 않은 사진도 많았다.

USA-TRUMP/EPSTEIN-FIL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가운데)이 찍힌 사진으로 미국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것./로이터·연합
◇ 트럼프 "별일 아니다" 방어막 쳤지만, 현역 대통령 타격 불가피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이 파티나 행사장에서 공공연히 어울린 것으로 전해진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찍혔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이 성매매 혐의로 유죄를 인정하기 전에 관계를 끊었고, 그의 미성년 소녀들에 대한 학대와 성매매에 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진 일부가 공개된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모두가 이 남자(엡스타인)를 알고 있었다"며 "그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전역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누구와도 사진을 찍었고. 거의 수백 명에 달하는 사람이 그와 함께 찍은 사진이 있다. 그러니 (사진 공개가) 별일 아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자신의 자택과 별장 등에서 미성년자 수십 명을 비롯해 여성 다수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체포된 뒤 2019년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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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왼쪽)와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전 영국 왕족)가 찍힌 사진으로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자료 중 미국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것./로이터·연합
◇ 민주 "추가 공개" vs 공화 "거짓 서사 만들기"...19일 법무부 파일 공개 '분수령'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엡스타인 관련 정보 공개 요구를 민주당의 정치 공세로 치부하면서 미온적으로 대응했으나, 자신의 열성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에서조차 자료 공개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연방 상·하원이 지난달 18일 사건 자료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을 만장일치에 가까운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키자 그다음 날 관련 법에 서명했다.

공개되는 자료에는 엡스타인이 기소돼 재판이 시작되기 전 교도소에서 자살한 사건, 엡스타인의 오랜 측근이자 여자 친구로 십대 소녀를 유인한 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길레인 맥스웰에 관한 수사 관련 정보도 포함된다.

다만 피해자의 개인정보에 대한 편집이나 진행 중인 수사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정보 등의 비공개를 허용하고 있어 법무부가 오는 19일까지 관련 자료를 전면적으로 공개되지 않을 수도 있다.

로버트 가르시아 하원 감독위 민주당 간사는 의원은 "이 충격적인 사진들은 엡스타인, 그리고 그와 세계에서 가장 힘센 남자들 몇 명과의 관계에 대해 더 많은 의문을 제기한다"며 "법무부는 당장 모든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제임스 코머 공화당 의원이 이끄는 감독위 대변인은 민주당이 "사진을 자의적으로 선별, 표적 편집을 해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거짓 서사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수사를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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