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단순 공습 넘어 적진 내부 작전까지 대비 전장 형성 완료"
이란 드론 격추, 호르무즈 유조선 위협...물리적 충돌
협상 의제·장소 놓고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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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협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확실한 군사적 우위를 과시하며 이란 이슬람 정권을 압박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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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위성 이미지를 분석하고, 미국 국방부 관리들을 인용해 미군이 수십 대의 군용기를 전진 배치하고 항모를 포함한 총 12척의 군함을 중동 해역에 집결시켰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니미츠급 항공모함인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구축함 3척의 호위를 받으며 지난달 26일 미국 중부사령부 작전 구역에 진입, 현재 북아라비아해에 머물고 있다. 미국 항공모함이 중동 해역에 배치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데이나 스트롤 전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는 WP와의 인터뷰에서 "미군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타격을 지시할 경우를 대비해 공격 옵션을 확대하기 위해 전장(theater)을 설정하고 있다"며 "단순한 국지전 이상의 광범위한 작전을 준비하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특히 링컨호는 적 레이더를 피할 수 있는 최신형 F-35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해 약 70대의 함재기를 운용하며 미국 군사력의 상징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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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데이터에 따르면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에는 F-15E 전투기 대대와 A-10C 공격기 외에도 탐색구조지원기 '컴뱃 킹(HC-130J) Ⅱ' 2대가 추가 배치됐다. 이는 작전 중 격추·추락 등 비상 상황에서 조종사와 특수요원을 적진 내부에서 회수하기 위한 전력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 국방부가 단순 공습을 넘어 적진 내부 작전과 병력 회수까지 상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WP는 이번 전력 집결이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타격 직전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향후 며칠 내 추가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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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적 긴장은 실제 물리적 충돌로 이어졌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중부사령부 성명을 인용해 이날 아라비아해에서 링컨호에 '공격적으로 접근한' 이란 드론을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미군 F-35 전투기가 격추한 해당 드론은 이란의 샤헤드-139 모델로 '의도가 불분명한 상태'로 항공모함을 향해 비행 중이었다.
당시 링컨호는 이란 남부 해안에서 약 500마일(800㎞) 떨어진 해상을 항해 중이었다. 중부사령부 대변인 팀 호킨스 해군 대령은 "F-35C 전투기가 자위권 차원에서, 그리고 항공모함과 승조원을 보호하기 위해 이란 드론을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미군 인명 피해나 장비 손실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로부터 몇 시간 뒤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병력이 미국 국적 유조선 '스테나 임페러티브(Stena Imperative)'를 위협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선박 두 척과 모하제르 드론 1대가 고속으로 접근해 승선 및 나포를 위협했다. 이에 구축함 맥폴이 현장에 투입돼 유조선을 호위해 상황은 확전 없이 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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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돌발 상황(flare-ups)'에도 불구하고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은 여전히 유효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이란의 회담은 걸프만의 충돌 이후에도 여전히 예정돼 있다"고 보도했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드론 격추로 인한 긴장 고조가 대화에 미칠 영향에 대해 "현재로서 이란과의 대화는 여전히 계획대로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들이 협상을 해오고 있다"며 "무엇을 할지 말할 수 없지만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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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형식과 내용을 둘러싼 기싸움도 치열하다. 이란은 회담 장소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오만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논의 범위를 핵 문제로만 국한하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에서 국무부 이란 담당 대변인을 지낸 앨런 에어 중동연구소(MEI) 선임연구원은 "(회담 장소·의제 등) 포인트를 양보했다가 나중에 되찾으려 하는 것은 이란의 전형적인 협상 기술"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미국은 '아마다(함대)'를 동원한 최대 압박을 통해 이란을 핵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 하고 있으며, 이란은 무력 시위와 협상 전술을 병행하며 체제 생존을 도모하고 있다. 군사적 충돌이 이미 현실화된 가운데, 오는 6일로 예정된 고위급 회담이 양국 간의 깊은 불신과 실제 해상·공중 마찰을 뚫고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