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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확대 속 ‘간헐성’ 숙제… “설비확대·계통투자 병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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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02. 15. 09:00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계통 문제 ‘난관’
계통 설계·시장 구조 개편, 통합 접근 필요
미국·독일 사례, 병행 정책 중요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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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산업박람회에 전시된 재생에너지 모형./정순영 기자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전력계통을 위협할 수 있는 간헐성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확대보다 이를 흡수할 유연성 자원의 확보 여부가 향후 전력 시스템의 안정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15일 현재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상향 조정하며 설비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설비 확대 속도에 비해 계통 유연성 확보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력계통은 실시간으로 수요와 공급이 정확히 일치해야 유지된다. 발전량이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급변하는 특성상,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출력제어, 계통 혼잡, 주파수 불안정 등 구조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석탄·원전 중심의 체계에서는 발전량 예측이 비교적 용이했지만, 정부가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가 비중을 높이면서 계통 운영의 복잡성은 크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설비 확대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계통 설계와 시장 구조 개편까지 포함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독일의 사례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제도와 시장의 균형적 설계가 중요하다는 선례를 남겼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태양광 발전 비중이 빠르게 늘면서 이른바 '덕 커브(Duck Curve)' 현상을 대표적으로 경험한 지역이다. 낮 시간대 태양광 발전이 급증해 공급 과잉이 발생하고, 해가 지는 저녁 시간대에는 발전량을 급격히 끌어올려야 하는 구조다. 초기 출력제어와 가격 급변동이 반복됐지만 최근 몇 년간 대규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빠르게 확충되면서 전력 공급 안정성이 크게 개선됐다.

2021년 텍사스는 겨울 한파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면서 천연가스 발전설비 동파와 예비력 부족, 시장 구조적 한계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특정 발전원 비중보다 혹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설비 대비와 유연성 자원 확보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됐고, 이후 배터리 설비가 급증하며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시장 설계와 예비력 체계가 취약할 경우 계통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독일은 최근 몇 년간 전력 생산의 절반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면서 송전망 병목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에 고압직류송전(HVDC) 건설, 유럽 전력망과의 연계 강화, 보조서비스 시장 활성화, 저장 설비 확대 등의 전략을 병행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재생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계통 붕괴 없이 운영을 이어가고 있어 한국의 에너지믹스 정책 구상에도 중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 역시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계통 유연성 확보는 아직 제도적 전환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ESS의 계통 자원화, 수요반응(DR) 강화, 송전망 선제 투자, 유연성 가치의 가격 반영을 핵심 과제로 꼽는다.

전력시장 전문가는 "캘리포니아는 사후 보완, 텍사스는 구조적 취약성 노출, 독일은 병행 투자라는 서로 다른 경로를 보여줬다"며 "정부 정책의 다음 단계는 설비 보급이 아니라 유연성 시장 설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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