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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 교수 “재판소원, 재판 ‘무한불복’ 불러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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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준 기자

승인 : 2026. 02. 15. 15:29

법원 내부 게시판에 글 올려
"조선시대 '소송 지옥' 재현"
대법원 전경. 박성일 기자
대법원 전경/박성일 기자
현직 사법연수원 교수가 '재판소원' 제도 도입 논의에 대해 조선시대 '소송 지옥'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판소원은 법원의 확정판결을 헌법재판소(헌재)에서 다시 다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문턱을 넘은 상황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모성준(사법연수원 32기) 부장판사는 전날 법원 내부 게시판 '코트넷'에 '재판소원 논의에 대한 단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사법연수원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재판소원제가 조선시대에나 있던 '재판의 무한 불복'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판소원제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대법원은 그동안 확정판결에 헌법소원을 허용하면 사실상 '4심제'가 되고, 개헌 없이는 법 도입이 불가능하다며 재판소원 도입을 반대해 왔다. 반면 헌재는 '사법부도 기본권의 구속을 받아야 한다'며 재판소원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모 부장판사는 "조선시대에는 중앙의 형조, 호조, 한성부뿐만 아니라 각 도의 관찰사, 각 고을의 수령이 재판 권한을 갖고 있었지만 관할의 경계가 모호해 백성들이 이 관청, 저 관청을 돌며 같은 사건으로 재판을 청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백성들이 재판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문화에 더해서 관청 간의 자존심 싸움과 상급 기관의 개입이 빈번해지면서 판결이 확정되지 못하고 겉도는 재판의 장기화가 심화됐고, 정작 시급히 해결돼야 할 중요 분쟁들을 뒷전으로 밀어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재판소원 관련) 논의는 재판의 설득력과 승복률을 높이는 방안보다는 사법권을 보유한 법원을 외부 기관인 헌재가 통제하겠다는 '권력 구조적 접근'에 치우쳐 있다"며 "헌재를 사실상 최고법원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시도"라고 했다.

이어 "조선시대에 결코 해결할 수 없을 것으로 보였던 '끝나지 않는 재판'을 종식한 방법은 다름 아닌 재판 권한을 사법부에 집중시키고,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3심 체계를 완성한 것"이라며 "헌법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아무런 실익이 없고 국민들에게 고통만 가중하는 '소송 지옥'을 불러올 것이 뻔한 재판소원 입법 논의는 재고하고, 사법 시스템의 내실 있는 효율화를 위한 실질적 논의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지난 11일 국회 법사위에서 대법관 증원법과 함께 '재판소원 도입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항의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이달 안에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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