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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엘 멘초’의 종말… 카르텔 보복 화염에 멕시코 전역 ‘무법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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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2. 24. 10:00

'치명적 연정'이 남긴 단서… 헬기 교전과 숲속 포위망 속 사살된 최악의 현상
250곳 도로 봉쇄와 무차별 방화, 월드컵 개최도시까지 삼킨 테러
셰인바움의 승부수, '엘 멘초' 제거로 트럼프 압박 정면 돌파
MEXICO-VIOLENCE/
미국 국무부가 체포로 이어지는 정보 제공자에게 1500만달러를 지급할 것이라고 현상금을 내건,멕시코의 마약 밀매 조직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두목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일명 엘 멘초) 수배 포스터./로이터·연합
멕시코 정부는 23일(현지시간) 자국 내 최악의 마약 밀매 조직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두목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일명 엘 멘초)를 제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작전은 멕시코 군과 국가방위대의 대대적인 공조로 성공했으나, 그 대가로 막대한 인명 피해와 사회적 혼란을 초래했다.

◇ 피로 물든 마약 카르텔 두목 '엘 멘초' 사살 작전
외신 "멕시코군·카르텔 조직원·민간인 등 최소 62~73명 사망"

리카르도 트레비야 멕시코 국방부 장관은 이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의 정례 기자회견에 참석해 엘 멘초의 사살을 공식 발표하면서 이 작전 과정에서 요원 25명이 순직했다고 밝혔다.

로이터·AP통신은 순직자들이 멕시코 국가방위대 소속이며, 6차례에 걸친 개별 공격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전체 사망자 규모에 대해 외신들은 각기 다른 집계치를 제시했다. AP는 당국을 인용해 이번 작전과 그 여파로 최소 73명이 사망했다고 했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최소 6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보안군과 카르텔 조직원뿐만 아니라 무고한 민간인도 포함됐다. NYT는 현지 매체를 인용해 교전 과정에서 임신한 여성이 총격에 휘말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Mexico Cartel Leader Death
23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가판대에 멕시코의 마약 밀매 조직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두목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일명 엘 멘초) 사살 소식을 전하는 신문이 진열돼 있다./AP·연합
카르텔 측 피해에 대해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멕시코 안보부 장관은 8명의 조직원이 숨졌다고 보고했다. 그는 중화기를 동원한 CJNG 폭력 조직원들이 전날 할리스코·나야리트·미초아칸·푸에블라·타마울리파스 등지에서 도로 봉쇄·차량 및 건물 방화·군사 시설 공격 등 사회 혼란을 초래하는 행위를 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조직원 8명이 숨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NYT는 당국이 카르텔 의심 세력 34명을 사살하고 70명을 체포했다며 엘 멘초의 핵심 측근이자 재정 책임자인 휴고 마시아스 우레냐(엘 툴리)가 군과의 교전 중 사망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그가 군인 한 명을 살해할 때마다 2만페소(1160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고 폭력 사태를 조율했다고 트레비야 장관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Mexico Cartel Leader Death
리카르도 트레비야 멕시코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23일 오전(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내셔널 팔레스(정부 청사)에서 마약 밀매 조직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두목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일명 엘 멘초) 사살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왼쪽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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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23일 오전(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내셔널 팔레스(정부 청사)에서 마약 밀매 조직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두목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일명 엘 멘초) 사살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왼쪽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AP·연합
◇ 불타는 버스와 닫힌 약국… 멕시코 전역을 뒤덮은 '나르코 테러'의 공포

엘 멘초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카르텔 조직원들은 멕시코 전역에서 보복성 테러를 자행하며 사회적 혼란을 일으켰다. 이에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은 교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당부했으며,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안전 확인이 종일 이어졌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치안 안정화"라며 월드컵 개최지 등 주요 지역에 2500여명의 병력을 추가 투입했다고 밝혔다.

AP는 카르텔이 20개주에 걸쳐 250건 이상의 도로 봉쇄를 통해 차량에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하르푸치 안보장관은 85개의 도로 봉쇄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은퇴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해안 휴양지 푸에르토 바야르타의 상황과 관련, 일요일인 전날 오전 9시께부터 총성이 울렸고, 오토바이를 탄 무장 괴한들이 도로를 주행 중인 버스와 승용차를 멈춰 세운 뒤 운전자를 끌어내고 차량에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카르텔은 편의점 체인인 옥소(Oxxo) 매장 최소 3곳과 은행·약국 등을 집중적으로 방화했다.

과달라하라에서도 극심한 혼란이 발생했다. AP는 주민들이 집 안에 숨어 지내면서 도시 전체가 마비되면서 주민들이 외출을 엄두도 내지 못했고, 동물원에는 1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고립돼 버스 안에서 밤을 지새웠다고 보도했다. 시민들은 식료품과 약품을 구하기 위해 철문이 닫힌 약국 앞에 줄을 서야 했다.

경제적 충격도 컸다. 블룸버그통신은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0.5% 하락하며 신흥국 통화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주가 지수인 멕스볼(Mexbol) 인덱스는 1% 이상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지메나 주니가 분석가는 이러한 폭력이 소비자 및 투자자 신뢰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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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푸에르토 발라르타 거리에서 발생한 화재와 도로 봉쇄 장면으로 22일(현지시간) 공개된 위성 사진./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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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경찰이 22일(현지시간) 할리스코주 사포판의 주요 도로에서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이 방화한 버스를 지켜보고 있다./AFP·연합
◇ 작전, '연인 추적'에서 헬기 교전까지 48시간의 기록...엘 멘초, 병원 후송 중 사망

멕시코 정부는 이번 작전이 미국과의 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멕시코 연방군에 의해 독자적으로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작전의 결정적 단서는 엘 멘초의 연인을 추적한 데 있었다. 블룸버그·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20일 해당 연인의 측근 위치가 파악됐고, 21일 엘 멘초가 할리스코주 타팔파의 산림 지역 오두막에 머물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

작전은 22일 아침에 전격 시행됐다. 멕시코군 특수부대와 국가방위대·경찰이 투입됐으며 6대의 헬기가 동원됐다. NYT는 카르텔 조직원들이 즉각 반격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군 헬기 1대가 피격돼 인근 군 시설에 비상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엘 멘초와 경호 인력은 2개의 로켓 발사기를 포함한 중화기를 소지한 채 인근 숲으로 도주했으나 특수부대에 의해 포위됐다.

교전 과정에서 엘 멘초는 심한 상처를 입었다. 그는 두 명의 경호원과 함께 의료 후송을 위해 헬리콥터에 태워졌으나 멕시코시티로 이송되던 중 사망했다. 당국은 현장에서 항공기 격추가 가능한 로켓 발사기와 박격포탄 등을 압수했다.

◇ 트럼프의 압박과 셰인바움의 승부수… '포스트 엘 멘초'의 거대한 권력 공백

블룸버그는 이번 작전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강력한 압박을 받아온 셰인바움 대통령에게 거대한 정치적 성공을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NYT도 이번 습격이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에 대한 멕시코의 대응이라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멕시코 정부가 카르텔과 마약에 대한 대응 조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재차 압박했다.

미국의 역할에 관해선 평가가 엇갈렸다. 로이터는 미군 주도의 카르텔 대응 합동 범부처 태스크포스(JITF-CC)가 작전 성공에 필요한 상세 표적 패키지를 제공했다고 전직 미국 관리를 인용해 단독 보도했다. 반면 멕시코 정부 소식통은 작전의 설계와 실행이 온전히 멕시코에 의해 이뤄졌으며 미군 인력의 물리적 개입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더 큰 폭력을 우려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반다 펠밥-브라운 선임연구원은 엘 멘초의 부재로 인한 권력 공백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약 전쟁 및 치안 상황에 정통한 보안·정책 분석가인 데이비드 사우세도는 카르텔이 정부를 향해 차량 폭탄 테러나 암살 등을 자행하는 '나르코 테러리즘'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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