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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첫 메시지 “호르무즈 계속 닫아라”…트럼프 “유가보다 이란 핵 저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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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3. 12. 23:48

하메네이 첫 메시지 "호르무즈 봉쇄 유지·미군 기지 폐쇄"
트럼프 "유가 상승보다 이란 핵무기 저지가 더 중요"
국제에너지기구 "사상 최대 에너지 공급 차질"…브렌트유 한때 100달러 돌파
하메네이
8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신화·연합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1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유지와 미군 기지 공격을 경고하는 첫 공개 메시지를 내놓자 이에 대응하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제 유가 상승보다 이란 핵 위협 제거가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측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중동 전쟁이 더욱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 유가는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 공격 여파로 브렌트유가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가 이후 약 99달러 수준으로 조정됐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약 94.65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유가 상승이 단순한 지정학적 프리미엄을 넘어 실제 공급 차질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13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어본의 포드자동차 생산 공장을 방문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이란 새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첫 메시지 "호르무즈 봉쇄 유지…미군 기지 공격 계속"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이날 국영 TV를 통해 발표한 첫 공식 성명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는 "적(미국·이스라엘)을 압박하는 수단으로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지렛대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며 봉쇄 유지 방침을 분명히 했다.

또 "적이 경험하지 못했고 취약한 제2의 전선을 형성하는 것에 대한 검토가 끝났다"며 "전쟁 상황과 국익에 따라 이를 즉각 활성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메네이는 이어 이란이 주도하는 중동 반(反)서방 무장 연대인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을 '최우선 우방'이라고 평가하면서 협력 확대 의지를 밝혔다.

걸프 지역 국가들을 향해서는 "우리 국민을 살해한 자들을 도운 기지들을 조속히 폐쇄하라"며 자국 영토 내 미군 기지 폐쇄를 요구했다.

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순교에 대한 보복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복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메시지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부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뒤를 이어 지난 8일 이란의 제3대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뒤 처음 발표된 대외 성명이다.

이날 메시지는 국영방송 앵커가 대독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부친 하메네이가 사망하는 과정에서 발 부위가 골절되는 등 비교적 크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조선
태국 선적 벌크선 마유리나리호가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피격돼 화염에 휩싸인 모습으로 태국 해군이 공개한 사진./AP·연합
◇ "유가 급등? 돈 벌어 좋다" 트럼프 "기름값보다 '악의 제국' 핵 제거 우선"

이에 대응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유가 상승보다 이란 핵 위협 제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이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면 우리는 많은 돈을 번다"며 "하지만 대통령으로서 나에게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악의 제국인 이란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 중동과 세계를 파괴하도록 절대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국제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최우선 안보 과제인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저지하기 위해 군사 작전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테헤란
이란 적신월사 소속의 베일을 쓴 한 여성이 8일(현지시간) 전날 저녁 미국과 이스라엘 군이 공습한 이란 테헤란 샤흐런 석유저장소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바라보고 있다./EPA·연합
◇ 불타는 유조선, 멈춘 터미널... 글로벌 에너지 시장 '패닉'

중동 해역에서는 에너지 물류에 대한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는 최소 6척의 유조선이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라크는 바스라 인근 해상에서 유조선 두 척이 공격받은 뒤 모든 석유 터미널을 일시 폐쇄했다. 공격받은 선박 가운데 한 척은 미국 소유 선박이었으며, 두 선박 모두 세계 최대 원자재 거래업체 중 하나인 비톨(Vitol)이 용선한 화물을 운송 중이었다.

걸프 지역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야간 공격 이후 시장 불안이 커지며 국제 유가는 이날 아시아 거래에서 급등세를 보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전쟁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공급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IEA 32개 회원국은 전날 유가 안정을 위해 각국 비상 비축유(ER) 중 총 4억배럴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에너지부의 전략 비축유(SPR) 1억7200만배럴 방출 방안을 인가했다.

◇ "끝장 보자" 벼랑 끝 대치... 시계 제로의 중동 정세

이스라엘은 레바논 전선에서도 군사 작전 확대를 명령했으며,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서는 이탈리아 군 기지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하메네이의 호르무즈 봉쇄 유지 발언과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맞물리면서 충돌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세계 경제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너지 공급 위기와 군사 충돌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중동 전쟁이 새로운 위험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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