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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AI는 답을 넘어 ‘행동’한다: 대한민국이 준비해야 할 다음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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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0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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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하 광주과학기술원(GIST) AI정책전략대학원장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의 두 번째 변곡점 앞에 서 있다. 지난 2~3년이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시대였다면, 2026년은 명백히 'AI 에이전트(AI Agent)'의 시대다. 이제 AI는 질문에 답하는 도구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AI 산업은 세 가지 중요한 신호를 동시에 보내고 있다. 첫째, GPT-5.4, Claude, Gemini 등 초거대 모델 경쟁은 단순 성능 비교를 넘어 '실제 업무 수행 능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법률 문서 작성, 금융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 등 고부가가치 영역에서 AI가 인간 전문가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둘째, AI 에이전트는 더 이상 실험실의 기술이 아니다. 금융, 인사, 제조,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디지털 노동자'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업은 이제 AI를 보조 도구가 아니라 조직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셋째, OpenAI-Google-Anthropic이 에이전트 공통 표준 개발에 합의한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이는 AI가 개별 서비스가 아니라, 국가와 산업을 지탱하는 '플랫폼 인프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변화의 본질은 단 하나다. AI가 '지식 생산자'에서 '문제 해결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속도는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빠르며, 산업 구조 자체를 재편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 지점에서 대한민국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우리는 여전히 AI를 "도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머물러 있다.그러나 이제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AI를 어디에, 어떻게 작동시킬 것인가"로.

정책 역시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데이터 중심 정책'에서 '행동 중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제는 데이터를 얼마나 모았는지가 아니라, AI가 실제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가 핵심 성과 지표가 되어야 한다.

둘째, '모델 경쟁'에서 '에이전트 생태계 경쟁'으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더 큰 모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에이전트를 연결하고 협업시키는 구조를 설계하는 데서 결정된다.

셋째, '규제'와 '혁신'의 이분법을 넘어 '신뢰 가능한 실행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AI 기본법 시행은 중요한 출발점이지만, 현장에서 작동하는 세부 가이드라인과 검증 체계, 그리고 책임 구조가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우리는 산업 전략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제조, 에너지, 공공서비스 등 실제 문제 해결 수요가 매우 높은 국가다. 이는 AI 에이전트를 가장 빠르게 실증하고 확산시킬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특히 제조 AX, 공공 데이터 기반 서비스, 에너지 최적화 분야는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다.

또한 AI의 미래 경쟁력은 '기술 보유'가 아니라 '활용 구조'에서 결정된다. AI를 잘 만드는 국가보다, AI를 실제로 작동시키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국가가 결국 주도권을 갖게 된다. 이 과정에서 교육 체계 역시 변화해야 하며, 단순한 코딩 교육을 넘어 'AI와 함께 일하는 능력'을 중심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방향이다. AI를 단순한 도구로 볼 것인가, 아니면 국가 운영의 새로운 구조로 받아들일 것인가.

대한민국이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우리는 이제 'AI 활용 국가'를 넘어, 'AI 실행 국가(Agentic Nation)'로 전환해야 한다. 그 전환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어야 한다. 정책, 산업, 교육, 그리고 현장의 문제 해결 구조 속에서 동시에 이루어질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AI 시대의 진정한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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