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무노조' 깬 후 노동조합 운영
정규·하청노조 병존에 노사갈등 복잡
'직고용'으로 노란봉투법 선제 대응
"고용안정 기대" vs "상대적 박탈감"
노노갈등·임금체계 개편 등 과제 산적
|
이번 결정은 장기간 이어진 노사 갈등에 변곡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안전 관리 강화와 고용 안정성 확대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복잡해진 노사 구조 속에서 임금 체계 산정과 '정규직-하청 노조' 간 갈등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1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1968년 국가 기간산업 육성을 위해 설립된 이후 약 50년간 사실상 '무노조 경영'의 상징으로 자리해 왔다. 1988년 노조가 설립됐지만 비리 사태 이후 조합원이 대거 이탈하며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이후 높은 임금과 안정적인 고용, 강한 조직 문화가 결합되며 내부 결속력이 유지됐고, 장기간 운영되는 기반이 됐다.
변화의 신호탄은 2018년이다. 직원 인식 변화 속에 노동조합이 새롭게 출범하면서 기존 노사 관계에도 균열이 생겼다. 정규직 노조와 하청 노조가 병존하는 구조가 형성되며 갈등은 점차 복잡해졌다. 하청 노동자 처우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간 포스코는 사내하청 노동자들과의 법적 분쟁에서 부담을 안아왔다. 2010년대 초부터 이어진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이 10년 넘게 이어졌고, 판결마다 승소와 패소가 엇갈리며 갈등이 장기화됐다. 업계에서는 "오랜 기간 이어진 소송 부담을 고려할 때, 직고용 결정을 계기로 갈등을 정리하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다.
정부 차원의 노동 친화적 기조가 강화되면서 기업의 노사 전략에도 변화 압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국민연금이 최대주주 역할을 맡고 있다.
대내외 복합 요인 속에서 포스코는 하청 노동자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단순한 처우 개선을 넘어 고용 형태 자체를 바꾸는 방식으로, 노사 갈등 구조를 완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최근에는 노동력에 대한 인식 변화도 감지된다. 숙련 인력과 기술력을 핵심 자산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면서, 인력 구조 개편이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특히 안전 관리 측면에서는 직고용 확대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직접 고용을 통해 안전 관리 체계를 일원화하면 사고 예방 측면에서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부에서는 엇갈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고용 안정성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있는 반면, 기존 직원들 사이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다수 관계자는 "대규모 직고용이 이뤄지는 만큼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면서도 "오랜 기간 함께 일해온 만큼 이를 수용하려는 분위기도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각 노조의 입장 역시 복합적이다. 향후 협력사 직원들의 임금 산정 방식은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하청 노조는 이미 '온전한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별도 직군 마련에 반발하고 있다. 반면 정규직 노조는 기존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 없이 직고용을 추진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회사 측은 직군별 역할에 따라 임금 수준을 책정하는 방향으로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직무 가치와 특성에 맞는 보상 체계를 구축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복리후생은 전 직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포스코의 직고용 결정이 산업계 전반의 사회적 갈등 완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사측의 임금 체계 개편과 구성원 간 이해관계 조정 등 더 큰 과제가 남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사는 철강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 경계를 허물고 '지속가능한 상생 모델'을 도출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