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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자위대 계급에 ‘대장·대령’ 부활…전후 70년 ‘군대 아닌 조직’ 명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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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5. 1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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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사진=연합뉴스
일본 방위성이 자위대 간부 계급 호칭을 '대장', '대령', '대위' 등 외국군식 명칭으로 바꾸는 방침을 굳혔다. 1954년 자위대 창설 이후 70여년간 "군대가 아니다"는 명분 아래 구일본군이나 외국 군대와 다른 호칭을 써온 자위대가 처음으로 계급 명칭을 전면 손질하는 것이다.

일본의 방위력 증강이 장비와 예산을 넘어 제도와 언어의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은 16일 방위성이 자위대 간부 계급 호칭을 변경하기로 하고, 올여름 2027년도 예산 개산 요구에 관련 경비를 반영한 뒤 2027년 정기국회에 자위대법 등 관련 법 개정안을 제출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변경안에 따르면 육상·해상·항공자위대의 최고위직인 막료장급은 '대장'으로, 1좌는 '대령', 1위는 '대위' 등으로 바뀐다. 현재 자위대는 장성급도 '장', '장보', 영관급도 '1좌', '2좌', '3좌'처럼 숫자와 독자 호칭을 조합한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 변경은 지난해 10월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체결한 연립정권 합의서의 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당시 양당은 "자위대 계급, 복제 및 직종 등의 국제표준화를 2026년도 안에 실행한다"고 명기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호칭 변경에 대해 "높은 사기와 자부심을 갖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 정비가 중요하다"며 "대원과 가족에게도 기뻐할 만한 일이고, 자위관 모집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와 여당은 이를 '국제표준화'와 '대원 사기 진작' 차원으로 설명하고 있다. 해외 군과의 공동훈련, 다국적 작전, 방위협력 확대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1좌, 1위 같은 일본식 호칭보다 대령, 대위 등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명칭이 직관적이라는 논리다. 자위대원 모집난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일반 국민에게 더 익숙한 계급 호칭을 도입해 직업으로서의 자위대 이미지를 높이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그러나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다. 일본은 패전 이후 헌법 9조 아래 전력 보유를 부인하며 자위대를 '군대'가 아닌 '실력조직'으로 설명해 왔다. 그 상징 중 하나가 바로 군대식 계급명을 피한 독자 호칭이었다.

이번에 '대장', '대령', '대위'라는 명칭을 도입하는 것은 자위대를 사실상 군 조직에 가깝게 재정의하는 상징적 조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특히 '대장'과 '대령'은 구일본군 시절에도 사용됐던 계급명이다. 일본 정부가 외국군과의 호환성을 앞세우더라도, 주변국 입장에서는 전전 일본군의 기억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중국과 북한은 물론 한국 내에서도 일본의 안보정책 전환이 평화헌법의 틀을 점차 우회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 이미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침을 세웠고, 반격능력 보유, 장거리 미사일 도입, 방위장비 수출 규제 완화 등을 잇따라 추진해 왔다.

여기에 자위대 계급 호칭까지 군대식으로 바꾸면 전후 일본 안보체제의 '예외적 언어'가 하나씩 사라지는 셈이다. 무기체계와 작전개념뿐 아니라 조직의 자기호칭까지 바뀌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한 일본 내부 행정 개편으로만 볼 수 없다. 한미일 안보협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일본 자위대의 역할 확대는 불가피하게 한국 안보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일본이 방위력 증강의 투명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지, 과거사에 대한 주변국 우려를 관리할 정치적 감수성을 갖추고 있는지다. 자위대의 '대장·대령' 부활은 일본 안보정책 변화가 이제 명칭과 상징의 영역까지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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