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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비판과 마녀사냥 사이…기업 논란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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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5. 2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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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생성 이미지.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신세계그룹이 공개한 스타벅스 '탱크데이' 내부 조사 결과에서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이것이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라는 이름의 마케팅이 기획되고,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까지 사용됐지만 조직 어디에서도 제동이 걸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일부 결재자는 첨부파일조차 열어보지 않았다고 한다.

분명 비판받아야 할 일이다. 기업이 사회적·역사적 감수성을 놓쳤고, 내부 검증 시스템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대중과 매일 접촉하는 유통·식품기업일수록 역사적 상징과 사회적 맥락을 더욱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지적은 타당하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확산되는 흐름을 보면 또 다른 우려도 남는다. 실수와 악의를 지나치게 쉽게 동일시하는 분위기다.

이번 스타벅스 사태 이후 온라인에서는 곧바로 "의도적 조롱" "극우 마케팅" 같은 단정적 표현들이 빠르게 퍼졌다. 일부에서는 기업 전체를 특정 정치 성향이나 역사 인식을 가진 집단처럼 규정하기도 했다. 물론 소비자들이 분노할 수는 있다. 사회적 기억을 건드린 사안인 만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그러나 모든 논란을 곧바로 '악의적 의도'로 단정하는 분위기가 과연 건강한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이번 사태의 본질은 조직적인 조롱이라기보다 기업 내부의 둔감함과 검증 실패에 더 가까워 보인다. 빠른 화제성과 온라인 반응에만 몰두하다 사회적 맥락을 놓친 전형적인 '속도형 마케팅'의 결과에 가깝다.

문제는 최근 우리 사회가 이런 종류의 실수조차 점점 '악의'로 단정하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에서는 설명보다 낙인이 먼저다. 의도와 맥락을 따져보기 전에 공격 대상부터 정해진다.

물론 기업은 공적 책임을 가진 조직이다. 특히 사회적 영향력이 큰 브랜드라면 더 높은 윤리 기준이 요구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실수를 정치적 프레임이나 집단적 악의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남는 건 결국 위축된 조직 문화다. 기업들은 논란 가능성을 지나치게 두려워한 나머지 안전한 표현만 반복하게 된다. 조직 내부에서는 문제를 설명하고 개선하기보다 리스크 회피가 우선된다. 실수의 원인을 분석하고 바로잡는 문화보다 '어떻게 덜 맞을 것인가'가 앞서는 분위기가 자리 잡을 가능성도 커진다.

과거 무신사 사례 역시 비슷했다. 당시 광고 문구는 분명 부적절했고 사회적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유가족 사과와 역사 교육, 내부 재정비 등 후속 조치도 이어졌다. 그럼에도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당 사건은 반복적으로 소환되며 기업 전체를 규정하는 낙인처럼 소비되곤 한다.

물론 기업은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소비자 신뢰로 성장한 만큼 책임 역시 무겁다. 그러나 비판의 목적은 개선과 경계에 있어야지, 영구적인 낙인과 매장에 있어서는 안 된다.

실수를 비판하는 사회는 건강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실수를 악의로 확정하고 영구적 낙인으로 몰아가는 사회는 결국 또 다른 극단으로 흐를 위험이 있다.

지금 필요한 건 무조건적인 면죄부도, 무조건적인 매장도 아니다. 실수에는 책임을 묻되, 악의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하는 균형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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