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장병·초급 간부, 거시 안보보다 '처우 개선·로컬 혜택' 현미경 검증
여당 지위 바뀐 민주당 1년 평가… 6·3 지방선거 표심의 향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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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의 풀뿌리 일꾼을 뽑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용산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연병장 주변은 묘한 긴장감에 휩싸여 있었다. 지난주인 5월 29일과 30일 양일간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용산 한남동과 영내 인근 사전투표소를 찾은 군인들의 발길은 예년보다 훨씬 진지하고 묵직했다.
이번 선거는 정확히 1년 전이었던 2025년 6월, 격동의 정국 속에서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전국 단위의 선거이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기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치러졌던 지난 2025년 대선 당시, 언론들이 포착한 삼각지의 풍경은 한마디로 '정치적 폭풍을 견뎌내는 안보의 보루'였다.
당시 보수 정당의 갈등과 비상계엄 위기 여파 속에서 군인들의 표심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당시 언론들은 "영내 투표소 앞, 군인들의 눈빛이 그 어느 때보다 매섭고 조심스럽다"고 타전했다. 정보의 장벽이 허물어진 MZ세대 장병들은 당시 모바일 화면으로 실시간 뉴스를 꼼꼼히 확인하며 정권의 향방을 가를 한 표를 던졌고, 그 결과는 진보 성향 야당 후보의 승리로 이어졌다.
1년 전 대선이 군심(軍心)에게 국가 사령탑에 대한 엄중한 선택이었다면, 이번 2026년 지방선거는 그 선택 이후의 현실을 평가하는 '두 번째 시험대'다.
"대선이 거시적인 안보 국가의 방향성을 묻는 투표였다면, 지방선거는 군인들의 일상과 복지, 그리고 부대가 발을 붙이고 있는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묻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올해 삼각지 사전투표 현장을 바라보는 언론의 시선은 장병들의 '실리적 표심'에 맞춰져 있다. 빳빳하게 다려진 전투복을 입은 영관급 장교들부터 스마트폰을 쥐고 공약을 비교하는 앳된 이병들까지, 투표소 안에서만큼은 계급장을 떼고 똑같은 주권자로 마주했다.
2025년 대선 당시 군인들의 주요 관심사가 국방 정책의 기조나 한미동맹 같은 거대 담론이었다면, 이번 선거를 앞두고 용산 장병들이 주목하는 언론 보도의 화두는 확연히 다르다. 군인 복지와 초급 간부들의 처우 개선, 그리고 군 관사 및 군 장병 우대 정책을 가진 지방자치단체가 어디냐는 실리적인 고민이 표심의 밑바닥에 흐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병사들의 투표 문화 변화다. 2019년 스마트폰 사용 허용 이후 완전히 안착된 MZ세대 군인들의 선거 문화는 이번 2026년 지방선거에서 더욱 주체적으로 발현되고 있다.
과거처럼 주위의 눈치를 보며 기표용지를 쥐던 모습은 옛말이다. 투표를 마친 뒤 한남동 주민센터 앞에서 동료들과 함께 '투표 인증샷'을 남기며 밝게 웃는 장병들의 모습은 이번에도 카메라 앵글에 단골로 포착됐다.
그러나 그 밝음 뒤에 숨은 표심의 궤적은 날카롭다. 집권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8년 만에 여당의 지위에서 치르는 첫 지방선거인 만큼, 장병들은 정부가 지난 1년간 군 공약과 장병 처우 개선을 얼마나 성실히 이행했는지를 로컬 공약과 대조하며 저울질하고 있다.
삼각지 로터리를 가로지르는 군용 차량들의 소음 속에서도,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긴 줄을 섰던 장병들의 진지한 눈빛은 변함이 없었다. 1년 전 대선이라는 거대한 민심의 파고를 통과한 용산의 군인들은, 이제 자신이 복무하는 지역과 고향의 미래를 바꿀 가장 현실적이고도 영리한 표심을 가슴에 품고 있었다. 안보의 심장부인 용산에서 묵묵히 권리를 행사한 이들의 한 표는, 6월 3일 본투표 종료와 동시에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지도 위에 가장 정직한 이정표로 새겨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