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공개 압박 없이 경제·외교·군사 교류 강조…중국, 생명줄 지위 재확인
김정은, 핵 보유 속 중·러 균형외교…외신 "중국 경제 이점 확보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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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이번 방북을 러시아의 대북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최근 수년간 흔들렸던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재확립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분석했다. 시 주석은 북한 비핵화를 공개 압박하지 않은 채 경제·외교·군사 협력을 앞세워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 회복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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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이날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해 김 위원장 부부의 영접을 받은 뒤 21발 예포와 의장대, 수천 명의 환영 인파로 가득 찬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성대한 환영식에 참석했다고 중국 국영 신화(新華)통신이 보도했다.
회담은 금수산 영빈관에서 열렸으며 중국 측에서는 차이치(蔡奇)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동행했다고 신화는 전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둥쥔(董軍) 국방부장도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방북에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기고문을 실어 양국 관계가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에 서 있다고 선언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에 반대하고 군국주의 부활을 획책하며 지역 안보와 안정을 해치는 모든 야욕과 책동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측 회담 발표에 따르면 시 주석은 무역·농업·건설·과학·관광·보건 등 여러 분야 협력 확대와 긴밀한 전략적 소통 강화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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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한 대목은 시 주석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공개 언급을 피했다는 점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회담 이후 나온 중국 측 발표에 핵 프로그램 관련 언급이 전혀 없었다면서 과거 북·중 회담 발표에는 핵 프로그램 종식을 위한 협력 문구가 포함됐지만,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로는 그런 내용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NYT는 또 중국의 대북 접근 방식이 북·미 비핵화 협상의 중재자 역할에서 미국에 맞서는 전략 파트너로 전환됐다는 전문가 평가를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이 비핵화를 공개 압박하는 대신, 북한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후원자이자 경제적 생명줄로서 중국의 전통적 지위를 재확인하는 데 집중했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방송은 중국이 북한의 핵 야욕을 지지하지 않지만, 이를 정면 압박할 경우 북한이 러시아 쪽으로 더 기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북한이 약 60개의 핵탄두를 조립했을 수 있으며 향후 약 90개까지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확보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진행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연간 약 10~20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완성에 근접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관광이 유엔 대북 제재의 회색지대라며 중국이 이를 통해 북한에 경제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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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이번 방북의 핵심 배경으로 급속히 강화된 북·러 밀착 견제를 공통적으로 지목했다. BBC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군 약 2300명이 사망했다며 서방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 간 협력관계 확대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시 주석이 외교·법 집행·군사 교류 강화를 김 위원장에게 제안했다며 북·러 군사협력 확대를 의식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주펑(朱鋒) 중국 난징(南京)대 교수는 "러시아와 북한은 아시아가 1950년대식 중·러·북 3각 군사동맹으로 돌아가길 원하지만, 중국은 이를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이 서방에 맞서 중국 중심의 단결된 전선을 구축하고,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로 힘을 키운 김 위원장에 대해 중국의 영향력을 재확인하려 한다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BBC에 "중국은 러시아와 북한의 급격한 밀착 속에 북한에 관한 자국 이익을 보장하고 싶어 한다"고 분석했다.
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원은 FT에 "시 주석에게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관계를 새로이 하는 건 북한이 중국보다 러시아에 너무 가까이 밀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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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의 전략과 관련, CNN방송은 "북한으로서도 시 주석의 이번 방북으로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군사·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한쪽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으려는 오랜 균형 외교의 또 다른 장을 연 것"이라고 평가했다.
WSJ는 김 위원장에게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고도 중국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경제적 이점을 확보하는 데 이번 회담의 목적이 있다고 진단했다. 닛케이는 김 위원장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며 중국의 핵심 이익 수호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해 중국의 대북 수출액은 23억달러(3조5000억원)로 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BBC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