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이후에도 주민 생명 앗아간 ‘녹슨 침묵의 살인병기’, 이제는 국가적 치유와 회복 나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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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과 6·25 전쟁일을 맞아, 분단의 비극이 고스란히 묻힌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북방 현장에서 지뢰 제거와 토지 치유를 위한 민·관·군·기업의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사)국방안보포럼(이사장 백군기)은 지난 25일 오전 11시, 민통선 북방 파주 해마루촌에 위치한 한국지뢰제거연구소 DMZ평화센터에서 제4차 라운드테이블인 '6·25 DMZ 현장토론회: 땅을 치유해야 평화가 자란다'를 전격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포럼 측이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정착 국민캠페인'의 핵심 일환으로, 안보 전문가와 현장 연구가, 그리고 방산 기술 기업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댄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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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DMZ와 민통선 일대에 매설되거나 방치된 지뢰 및 불발탄 오염지역은 약 128㎢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무려 여의도 면적의 수십 배에 이르는 규모다.
국토에 묻힌 약 200만 발의 지뢰는 단순한 과거의 유산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으며, 향후 DMZ를 세계적인 자연보존 평화지대로 거듭나게 하려는 국가적 구상에 가장 큰 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는 지뢰 문제로 인해 접경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겪는 현실적인 고통과 심각한 부작용이 집중적으로 터져 나왔다.
철원 동송읍 등 최전방 접경지역에서는 과거 지뢰 제거 과정에서 발생한 불의의 인명사고 이후, 지자체의 새로운 개발사업이나 공공복리사업,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 자체가 극도로 위축되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지 농민들 역시 경작과 통행 등 일상적인 생활 기반을 이용할 때마다 늘 불안과 불편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서글픈 현실이다.
◇ '지뢰대응활동법' 시행과 민·군 협력 패러다임의 전환
이번 토론회가 시기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해(2025년 2월)부터 본격 시행된 '지뢰대응활동에 관한 법률'(지뢰대응활동법)과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과거 군이 전담하던 지뢰 탐지 및 제거 업무를 이제는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춘 민간 법인과 단체도 대행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현재 대한민국 군은 인구 절벽으로 인한 병력 감소와 복무기간 단축이라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숙련된 지뢰 제거 전문 인력을 군 내부에서만 유지하기가 한층 어려워진 시점에서, 이번 법안은 인도주의적 지뢰 제거 체계를 민간의 전문 역량과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민·군 협력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 중대한 분수령이 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백군기 (사)국방안보포럼 이사장은 기조발언을 통해 "전쟁의 비극적인 교훈을 되새겨 대한민국의 안전한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남열 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주제토론에서는 국내 최고 권위자인 김기호 한국지뢰제거연구소장이 '미확인 지뢰지대 실태와 제거활동 방향'을, 강태준 이사가 '국방부 지뢰대응활동 로드맵'을 각각 발표하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 방산 첨단 기술의 융합과 UNMAS 등 국제공조 확대
이날 라운드테이블에는 인공지능(AI)과 최첨단 지뢰 탐지 기술을 접목한 신형 장비를 개발 중인 국내 방산·IT 업체 관계자들도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현재 군과 민간에서 활용 중인 탐지·제거 장비의 기술적 한계를 냉철하게 공유하고, 향후 고도화된 기술 개발과 현장 검증 작업을 상호 협력해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뢰 대응이 이제 1차원적인 수작업을 넘어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제도가 결합된 종합 방산·안보 과제로 진화하고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토론을 마친 참석자들은 인근 미확인 지뢰지대 현장을 직접 관찰하며 지뢰 문제가 단순한 군사적 현안이 아님을 다시 한번 피부로 절감했다. 이는 우리 국민의 안위, 국토의 효율적 활용, 나아가 국가 균형 발전과 직결된 생존의 문제였다.
(사)국방안보포럼은 "지뢰는 한반도의 허리에 박힌 총알과 같다. 이 총알을 뽑아내야만 한반도 전체에 생기가 돌고 접경지역 주민의 삶도 온전히 회복될 수 있다"며, 정부와 군, 지자체, 민간 전문기관이 책임감 있게 공동 대응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포럼 측은 이번 토론회를 기점으로 '한반도 지뢰제거 범국민캠페인'을 본격 전개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국내 지뢰대응 역량을 국제적 수준으로 고도화하여, 향후 유엔지뢰대응활동조직(UNMAS) 등 국제기구 및 해외 전문기관과의 공조 체제도 넓혀갈 계획이다. K-방산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높아진 만큼, 인도주의적 지뢰 제거 분야에서도 세계 평화와 국위선양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적 토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 앞서 공개된 김기호 소장과 서남열 회장의 사전 대담 영상은 유튜브 등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이날의 생생한 현장 활동과 토론 모습은 유튜브 채널 '천군만마'를 통해 대중에게 널리 소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