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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잘 달리는 자율주행을 넘어, 안전 입증하는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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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8. 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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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자율주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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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 TS 자동차안전연구원 자율주행본부장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시스템은 방대한 도로 주행데이터를 학습해 복잡한 교차로와 비정형 교통상황에서도 주행성능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특히 발생 빈도는 낮지만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특이상황에 대응하려면 실제 도로에서 수집된 다양하고 품질 높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 조성사업을 통해 인지부터 판단·제어까지 하나로 통합(E2E)하는 기술개발에 필요한 실도로 데이터의 수집과 가공을 지원하고, 전용차량·운영체계·민관 협력기반을 구축하며 자율주행 AI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국내 자율주행 기술이 실제 도시의 다양한 교통상황을 경험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토대가 된다. 그러나 실증의 의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주행과 데이터 축적에 머무르지 않고,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자율주행시스템의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세계 자율주행 정책도 실증과 데이터 확보에 기반한 안전성 입증에 집중되고 있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 자동차기준조화포럼(UNECE WP.29)은 2026년 6월 운전자의 지속적인 감독이 필요 없는 주행까지 포괄하는 자율주행시스템에 관한 UN 글로벌기술규정(UN GTR)과 UN 국제기준(UN Regulation)을 채택했다. 이들 국제 규제는 설계·개발부터 생산은 물론 운행 중 변경과 사후관리까지 전 생애주기의 위험을 관리하는 안전관리체계(SMS)와 가상 시뮬레이션·주행시험장·실도로 평가 결과를 종합해 안전성을 설명하는 안전성 입증체계(Safety Case)를 핵심 요건으로 제시한다. 이는 개별 기능의 작동 여부를 넘어 시스템의 개발 과정과 실제 운행 결과까지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방향으로 국제 안전기준이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광주 실증도시의 성과를 글로벌 경쟁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 첫째, 실증도시를 국제기준에 대응하는 안전검증 거점으로 고도화해야 한다. 실증 현장에서 확인되는 기상 변화, 도로 공사, 돌발 차량과 보행자, 아차사고 등 다양한 상황을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하고 공통 평가기준으로 구조화해야 한다. 이를 시뮬레이션과 자율주행 시험장, 실도로에서 단계적으로 재현·연계한다면 자율주행시스템의 대응성능과 남아 있는 위험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평가의 신뢰성과 재현성도 함께 높일 수 있다. 동일한 상황을 가상환경과 시험장, 실도로에서 단계적으로 검증하면 평가의 신뢰성과 재현성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실증데이터는 AI 학습자료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안전성 입증자료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둘째, 자율주행차의 안전평가·인증과 운행 중 안전관리를 하나의 선순환 구조로 연결해야 한다. 자율주행차는 소프트웨어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운행환경도 계속 변화한다. 따라서 주요 작동상태와 안전 관련 이벤트를 기록·분석하고, 새로운 위험요인이 확인되면 원인분석과 기술개선, 재검증이 신속하게 이어져야 한다. 광주 실증에서 확인된 위험요인이 개발기업의 기술개선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가 다시 안전평가와 사후관리에 반영될 때 같은 유형의 위험을 예방하고 기술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다. 기업과 인증기관, 실증 운영기관이 안전정보를 일관된 기준으로 공유하고 활용하는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

셋째, 여러 지역과 기업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국가 공통 검증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역별 지형과 기후, 교통환경이 다양하다. 전국 각지에서 수집된 사례를 공통 기준으로 분류하고 평가항목으로 전환해 다양한 조건에서 반복 시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대규모 AI 학습과 반복검증에 필요한 고성능 연산자원, 시뮬레이션 환경, 실차 검증설비를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체 인프라를 갖추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이 이를 활용한다면 개발비용과 검증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실증사업의 성과는 산업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진짜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의 자율주행 경쟁력은 실증차량의 수와 누적 주행거리뿐 아니라, 시스템의 위험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그 안전성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설명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대한민국 자율주행 정책의 다음 지향점은 축적된 데이터를 안전성 입증 자산으로 전환하고, '기술 고도화→안전성 입증→상용화'를 잇는 국가 안전검증체계를 완성하는 데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광주 실증도시와 K-City, 안전평가와 사후관리를 잇는 전담기관으로 실증 현장의 경험이 기술개선과 제도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할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에는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반을 제공하고, 국민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 환경을 마련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

※본란의 기고는 본지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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