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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공기업 통합 나선 정부… 산업·에너지 분리 1년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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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09. 0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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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5사·석유가스公 통합 추진
정부 스스로 “기능 세분화 한계”
산업·에너지 부처 분리는 그대로
독일·영국은 개편 후 기능 재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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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발전 5사와 석유·가스공사를 통합하면서 지난해 산업과 에너지를 분리한 정부 조직개편이 1년 만에 시험대에 올랐다. 반도체·인공지능(AI) 전력 수요와 에너지안보가 커지자 정부 스스로 '기능 세분화의 한계'를 지적하며 에너지 집행조직부터 다시 통합에 나섰다.

6일 정부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4일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발전공기업 5사를 '㈜한국발전'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도 '에너지자원공사'(가칭)로 합친다. 발전 5사는 특별법 제정과 통합 준비를 거쳐 내년 10월 통합법인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공공기관 개편에서 기존 운영방식의 한계를 통합 배경으로 제시했다. '공공기관 DIET 2026'은 AI 대전환으로 기관 간 연결과 융합이 중요해지고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안보 등 복합위기에 대응하려면 기능과 대응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기능 세분화와 전문성 강화 중심의 운영이 유효했지만 급격한 정책 환경의 변화로 기존 방식은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진단은 불과 1년 전 정부가 단행한 조직개편과 방향이 엇갈린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업무를 기후·환경과 합치면서 산업정책은 산업통상부에 남기고 원전 수출을 제외한 에너지 정책은 기후부로 넘겼다. 부처 차원에서는 산업과 에너지를 나눴던 정부가 올해 공공기관에서는 반대 방향의 개편에 나선 것이다.

발전 5사 통합의 배경으로 정부가 제시한 전력 수요는 산업정책과 직접 맞닿아 있다. 정부는 기후변화와 에너지안보뿐 아니라 '메가프로젝트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통합 필요성으로 명시했다. 반도체·AI 등 대규모 산업 전력 수요에 대응해 발전사의 자본과 인력을 모으고, 석유·가스 부문도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자원개발과 도입 기능을 한데 묶기로 했다.

한국보다 앞서 기후·에너지 정책을 중심으로 정부 조직을 개편한 유럽에서도 이후 조직을 다시 조정했다. 독일은 2021년 기후정책을 경제·에너지 부처에 결합했지만 2025년 국내 기후정책을 환경부로 다시 넘겼다. 영국도 기업·에너지·산업전략을 한 부처에 묶어 운영하다 2023년 해당 부처를 폐지하고 기업·통상과 에너지안보·탄소중립 기능을 다시 나눴다.

유럽에서는 에너지가격과 공급안보도 산업 경쟁력의 주요 현안으로 부상했다.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024년 EU 경쟁력 보고서에서 높은 에너지비용을 성장의 장애물로 지목했다. EU 집행위원회도 지난해 '청정산업딜'을 내놓고 탈탄소와 함께 에너지가격 인하와 산업 경쟁력 강화, 수입 화석연료 의존도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출범한 기후부 체제는 이번 개편에서도 유지됐다. 내년 통합 공기업이 출범하면 산업부와 기후부로 나뉜 정책 체계가 실제 집행 과정에서 얼마나 원활하게 작동하는지도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공공기관에서는 기능을 합친 정부가 부처 차원의 산업·에너지 분리 체제를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도 이후 정책 성과를 가르는 대목이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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