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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몸집 줄이기’로 끝나선 안 될 공공기관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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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9. 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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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수정22
박병일 기획취재부 부장
정부가 공공기관 중 109개를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공기관 기능 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인공지능(AI) 고도화 등 급속한 사회 변화로 비효율적인 인력·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비대해진 공공부문의 몸집을 대폭 줄이겠다는 정부의 결단은 방향성 면에서 충분히 환영할 만한 행보다. 그동안 우리나라 공공기관은 유사·중복 기관이 난립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당장 기관명만 놓고 봐서는 차이점을 구분하기 힘들거나, 국민 세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정작 그 기관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는 지적이 반복적으로 이어져 왔다.

2009년 297개였던 공공기관은 점진적으로 늘어 올해 342개에 달한다. 기타공공기관의 경우 전체 공공기관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지경이다. 특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주요 정책 과제나 부처 이기주의로 새로운 공공기관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비효율을 제거하고 미래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하지만 눈에 띄는 개혁 방향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개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인가'다. 단순하고 기계적인 통폐합에 그친다면 현장의 잡음만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벌써부터 대상 기관 선정의 타당성을 둘러싼 우려가 적지 않다. 한국에너지공단과 한국에너지재단,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의 통합을 두고 단지 '에너지'라는 명칭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묶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또한 지역별 특화 항만을 육성해 온 항만공사들을 단일 기관으로 통폐합하는 것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특화 항만을 키우겠다는 정부의 중장기 정책을 스스로 희석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복잡한 이해관계와 시장에서의 잡음도 문제다. 상장사인 한국가스공사와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한국석유공사의 통합은 주주들의 강한 반발과 법적 리스크라는 현실적 벽에 부딪힐 수 있다. 발전공기업 통폐합 역시 중복 사업 교통정리, 투자금 회수 방안 마련, 독점적 대형 공기업 등장에 따른 전력 시장 충격 등 치열하게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야 하는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공공기관 개혁이 가시적 성과를 내려면 표면적인 몸집 줄이기가 아니라, 현장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법적·재무적·구조적 문제를 얼마나 현실에 맞게 풀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현장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각 기관의 고유한 전문성을 살리는 세밀함이 뒤따라야 한다.

이번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 의지가 단순한 '몸집 줄이기'를 넘어 국민이 체감하는 공공서비스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다양한 현장 문제를 해결하려는 현실적인 추진안 마련에 나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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