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취재후일담] ‘김병기 수사’ 경찰은 왜 지금 구속영장을 택했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4.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908010003034

글자크기

닫기

최민준 기자

승인 : 2026. 09. 08. 18:04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김병기, 경찰 출석
공천헌금 수수 의혹 등 13가지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지난 2월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7일 김병기 무소속 의원에 대한 사전 구속 영장을 신청하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증거 인멸 우려는 경찰이 구속 영장을 신청할 때 적시하는 단골 문구입니다. 수사기관은 통상 피의자의 도주나 증거 인멸이 우려될 때 신병 확보라는 방법을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영장 신청은 특이합니다. 수사가 개시된 지 1년이 지나고서야 처음 영장 신청이 이뤄졌습니다. 경찰은 그간 김 의원에 대한 봐주기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김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정부여당 핵심 정치인이었기 때문입니다. 경찰 수뇌부는 "곧 마무리된다"거나 분리 송치 등을 거론하며 수사 종결 의사를 내비치며 여론을 달래려 했지만 진척 없는 수사에 국민의 분노는 커졌습니다.

이제서야 수사의 진척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경찰이 곧바로 송치가 아닌 영장 신청을 먼저 선택한 점은 의아합니다. 경찰은 "수사 결과 혐의가 객관적 증거로 소명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했습니다. 사건을 검찰로 넘기기 전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하는 것은 수사의 완결성을 높이기 위한 수순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수사가 신속히 진행될 때 이야기입니다. 경찰이 수사를 종결하지 못한 1년 동안 증거 인멸과 참고인 회유 등에 대한 우려는 수도 없이 제기돼 왔습니다. 김 의원 의혹을 폭로한 전직 보좌진 A씨는 지난달 3일 서울경찰청에 수사심의 신청서를 제출하며 "김병기 사건의 의도적 지연 수사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간 수사 지연으로 증거가 멸실되고, 참고인들이 회유·매수당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1개월 내 신속 처리' 요구에 다라 이달 내 수사 종결을 약속한 경찰이 뒤늦게 명분 쌓기에 골몰하고 있는 셈입니다

또 주목할 점은 검찰청 폐지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라는 것입니다. 검찰이 사건을 넘겨 받게 되면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든 혐의 보완을 이유로 기각하든, 정치적·법적 부담은 검찰로 넘어갑니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했다가 법원에서 기각되면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을 뒤집어쓰고, 반대로 혐의 보완을 이유로 반려하면 '봐주기식 덮기'라는 포화를 맞을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조직 해체를 앞둔 검찰이 김 의원 사건을 제대로 들여다볼지 의문입니다. 경찰은 구속 영장 신청이라는 카드를 통해 마침내 부담스러운 사건을 검찰에 넘길 수 있게 됐습니다.

검찰청 폐지로 전례 없는 수사 권한을 움켜쥘 경찰에 대한 우려는 여전합니다. 권력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경찰의 '취사 선택'식 수사가 반복되면 권력자는 더욱 부패하고, 약자는 보호 받지 못하는 공정의 상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눈 앞으로 다가온 형사사법체계 대전환 국면에서 경찰이 끊임 없는 자정을 통해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로 거듭나길 고대합니다.
최민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