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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선수촌 없는 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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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 기자

승인 : 2026. 09. 22.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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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S-ASIA/ <YONHAP NO-5184> (REUTERS)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일본 나고야항에 선수단 숙소로 사용되는 목재 컨테이너가 세워져 있다./로이터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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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형태의 선수촌이 없다. 총 45개국 약 1만5000명의 선수들은 호텔, 컨테이너형 임시 숙소, 크루즈선에 각각 2000명, 4000명, 9000명으로 나뉘어 머무르기로 했다.

이렇게 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국제행사를 위해 대규모 시설을 새로 짓고 이후 활용처를 찾지 못하는 낭비를 막기 위해서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만든 애물단지, 이른바 '화이트 엘리펀트(White Elephant)'는 아시안게임뿐만 아니라 국제스포츠계의 오랜 해결과제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이번 대회에서 선수촌을 짓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대회 후 시설이 화이트 엘리펀트가 될 가능성을 들었다.

기존 시설을 이용해 대회가 끝나면 흔적을 최소화하는 방식은 비용과 환경 측면에서 합리적이고 시대의 흐름에 맞을 수 있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회는 '비용 절감'과 '지속가능한 친환경 대회'를 기치로 내세웠다.

취지는 좋았으나 그로 인한 문제는 보완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선수촌은 일종의 작은 도시다. 세계 각국 인재들이 함께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 기능이 여러 장소로 흩어졌다.

실제 대회를 앞두고 숙소 문제는 끊이지 않았다. 컨테이너형 숙소의 침대가 선수들이 몸을 제대로 펴기 어려울 정도로 작다는 불만이 나왔고 일부 국가 선수단은 호텔 대신 에어비앤비를 구해야 했다. 크루즈선에서는 입주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참가 인원이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문제가 커졌다. 조직위는 당초 최대 1만5000명을 수용할 계획이었지만 신규 종목이 추가되면서 규모가 약 1만7000명까지 늘어 일부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숙소를 마련해야 했다.

모든 변수를 사전에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선수촌을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재설계'하는 발상이 필요했다. 가령 여러 호텔을 하나의 생활권처럼 묶고 식당, 의료시설 등과 함께 각국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교류 공간을 별도로 운영하는 것이다.

비용과 환경을 고려하면 이번과 같은 분산형 숙소가 앞으로 하나의 모델이 될 가능성도 있다. OCA는 아시안게임 선수촌 건설을 의무적인 것으로 볼 필요가 없으며 비용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유연한 시설 운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선수촌 없는 아시안게임이 시대의 흐름이라면 선수촌 없는 시대에도 그 기능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에 관한 고민이 있어야 했다.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려면 비용 절감도 필요하지만 화합과 연대의 가치를 보전하는 것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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