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트럼프, 유엔서 “이란과 합의 아니면 섬멸”…AI 통제 거부·그린란드 미군 확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4.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923010008624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9. 23. 02:42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중간선거 뒤 이란과 합의" 전망…합의 땐 유가 급락 주장
"쿠바, 완전 실패 국가" 지적에 대표단 4명 퇴장
AI 대신 '슈퍼지능' 선언
덴마크·그린란드와 3자 협정·미군 기지 2곳 예고…북한·김정은 미언급
UN General Assembly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란에 합의와 '섬멸(annihilate)'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하고, 인공지능(AI) 국제 규제에 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반구에서 미국의 군사력을 재확립하겠다고 선언한 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자치정부 수반과 그린란드 내 미군 주둔 확대를 골자로 한 3자 안보협정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37분간의 연설에서 이란 전쟁과 쿠바·베네수엘라 정책, AI 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두루 거론했다. 그러나 최근 미·북 대화 재개 가능성이 주목받은 북한은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UN General Assembly Trump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왼쪽 위)과 제81차 유엔총회 의장인 칼릴루르 라흐만 방글라데시 외무장관(오른쪽 위)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AP·연합
◇ 트럼프, 이란에 '합의·섬멸' 두 선택지 제시…"중간선거 뒤 합의" 전망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큰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이란이 국가를 재건할 수 있도록 합의할지, 아니면 이슬람공화국을 신속하게 '섬멸(annihilate)'할지를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어(drive them into hell) 생존의 기회도, 미래의 위대함이나 후대에 대한 희망도 없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스라엘과 함께 시작한 이란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다.

그러면서도 협상 가능성은 남겨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 합의를 미루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선거 직후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가 이뤄지면 "유가가 급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 전쟁과 에너지 가격을 연계시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은 중동의 불량배(bully)였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다"며 상업 선박 공격과 핵 개발 야망, 테러 지원을 중단할 때까지 각국이 이란의 완전한 경제적 고립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대외정책을 설명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행동력을 부각했다. 그는 "다른 이들이 말할 때 나는 행동했다(While others have talked, I have acted)"며 "다른 이들이 평화를 말할 때 나는 평화를 만들었고, 다른 이들이 위협을 외면할 때 나는 맞섰다"고 강조했다.

US-PRESIDENT-DONALD-TRUMP-ATTENDS-UNITED-NATIONS-GENERAL-ASSEMBL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는 가운데 쿠바 대표단 좌석이 비어 있다./AFP·연합
◇ 트럼프 "쿠바, 무너질 것" 압박…대표단 4명 연설 중 퇴장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메시지는 서반구로 이어졌다. 그는 쿠바의 상황에 '근본적인 변화(fundamental change)'를 추구하고 있다며 공산주의 정권이 지금까지 경험한 것 가운데 가장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를 '완전히 실패한 국가'라고 규정하고, "어느 때보다 심하게 실패하고 있으며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쿠바와 협상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루비오 장관이 "깊이 있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 정권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자, 쿠바 대표단 4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을 떠났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후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를 통해 쿠바는 독립된 주권국이며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UN General Assembly Trump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대행(오른쪽)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AP·연합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를 미국의 서반구 정책 성과로 제시했다.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과 카리브해·동태평양에서 진행한 미군의 마약 소탕 작전을 거론하면서 "승자에게 전리품이 돌아간다(to the victor belong the spoils)"고 말했다.

그는 "필요한 곳이라면 미국의 군사력을 포함한 미국의 힘을 다시 확립하고 있다"며 서반구 어디에서도 미국에 대한 위협이 발판을 마련하도록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대행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최소 11명의 정상·지도자와 회동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US-DIPLOMACY-UNITED NATIONS-TRUMP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AFP·연합
◇ 트럼프, AI 국제규제 거부…"슈퍼지능서 중국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외교 문제에 이어 AI에서도 국제적 통제에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은 AI 통제를 위한 글로벌리스트의 책략(globalist scheme)을 만들려는 어떤 시도도 완전히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AI의 성장이 산업혁명보다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기술 발전을 억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필요하면 법 집행기관이 개입하겠지만, "슈퍼지능(Super Intelligence·SI)을 장려할 것이며 억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부 문서에서 AI 대신 '슈퍼지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인공(artificial)'이라는 표현은 지능을 가짜처럼 들리게 한다"며 '슈퍼'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미·중 기술 경쟁도 직접 거론했다. 그는 "누가 AI, 누가 슈퍼지능에서 이기든 승자가 된다"며 미국이 중국과 다른 국가들보다 앞서 있고 이 우위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퇴임 전 마지막 유엔총회 개막 연설에서 내놓은 경고와 대조됐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AI가 인간이 그 결과를 이해하는 능력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국제적 안전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킬러 로봇은 우리의 미래에 설 자리가 없다(Killer robots must have no place in our future)"며 AI를 둘러싼 국가 간 대화와 투명성, 신뢰와 협력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ICC)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ICC를 "'불량(rogue)'이자 '통제 불능(out-of-control)'인 기관"이라고 규정하면서 회원국들에 즉각 탈퇴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양국 지도자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과 직접 관련된 북한 문제는 연설에서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37분간 연설하면서 북한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한 차례도 거론하지 않았다.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22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 열린 미국 뉴욕에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운데)·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자치정부 수반과 그린란드 안보협정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AP·연합
◇ 미·덴마크·그린란드, 안보협정 서명…트럼프 "그린란드에 미군 기지 2곳 건설"

연설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력 확대 기조는 그린란드 안보협정 서명으로 이어졌다. 그는 프레데릭센 총리, 닐센 수반과 북극·북대서양 안보 강화를 위한 3자 협정에 서명했다.

협정은 그린란드 내 미군 주둔과 군사 활동 확대를 허용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했던 그린란드의 미국 영토 편입에는 이르지 않았으며 덴마크의 주권과 그린란드 주민의 자결권은 유지된다.

US-PRESIDENT-DONALD-TRUMP-ATTENDS-UNITED-NATIONS-GENERAL-ASSEMBL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부터)·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자치정부 수반이 22일(현지시간) 제81차 유엔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에서 그린란드 안보협정에 서명한 뒤 포옹하고 있다./AFP·연합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연설에서 그린란드를 '북아메리카의 북쪽 변경'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덴마크 왕국과 그린란드 주민들과의 합의가 미국에 그린란드의 안보와 다른 필요 사항에 대한 '영구적인 통제권(permanent control)'을 부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2개의 매우 대규모 군사기지(two very major military bases)"를 곧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번 협정을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 합의(a deal that can last forever)"라며 미국과 그린란드, 덴마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 모두에 좋은 합의라고 평가했다.

닐센 수반도 "우리에 관한 합의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한 합의"라며 그린란드 주민의 권리와 생계, 국가 발전을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USA-TRUMP/BRITAI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앤디 번햄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제81차 유엔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로이터·연합
USA-JAPA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제81차 유엔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로이터·연합
◇ 외신, '평화·군사력' 병행 주목…트럼프, 시진핑 국빈 맞이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와 군사력이라는 상반된 메시지를 동시에 내세운 점에 주목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평화를 만든 인물로 내세우면서도 이란을 '섬멸'하겠다고 위협했다며 유엔총회장의 세계 지도자들보다 전쟁과 에너지 가격에 피로감을 느끼는 미국 유권자들을 주요 청중으로 삼았다고 분석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동시에 이란·쿠바·베네수엘라와 ICC 등 자신이 비판하는 국가와 기관들을 차례로 공격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에 대한 기존 비판을 되풀이했지만, 예상 밖의 새로운 공격이나 추가 국제기구 탈퇴를 발표하지 않았다며 유엔 외교관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연설을 "대체로 방어적인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와 달리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부담 속에서 미국의 힘과 자신의 외교 성과를 부각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계기 정상외교를 이어간 뒤 23일부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국빈으로 맞는다. 시 주석은 유엔총회에는 참석하지 않고 워싱턴 D.C.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