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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또 좌초된 ‘실손보험금 간소화법’…소비자 편익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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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3. 09. 2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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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1대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좌절되면 또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합니다."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법(보험업법 개정안)'이 또다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14년 만에 1차 관문을 겨우 넘어섰지만, 국회 파행과 의료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좌초된 것입니다. 보험업계는 사실상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법안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 실망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시행되면 환자(실손보험 가입자)는 병원에 요청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지금은 환자가 관련 서류를 일일이 챙겨 보험사에 제출해야만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토록 소비자 편의성을 높여주는 제도가 14년째 국회를 표류해 왔습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회 법사위가 지난 18일 야당 보이콧으로 산회하면서, 시간 제약상 올해 법안이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다음달부터 국정감사가 진행되는데다가, 이후에는 내년 정부 예산안을 심의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이날 법사위가 열렸더라도 해당 법안이 논의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반응입니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하는 회의에 실손보험 간소화 논의는 '111번째 마지막' 안건으로 올라왔습니다. 앞서 잡힌 시급한 사안들에 밀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은 논의조차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을 거란 겁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선 '지난 13일 열린 법사위에서도 안건이 밀려 계류됐는데, 마지막 순서라니 너무하다'며 불만을 내놓기도 했죠.

소비자 실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법안인데도 이토록 법안 통과가 어려운 건 의료계의 반발 때문입니다. 의료계는 환자 진료정보가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보험사가 고액 보혐금 지급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일각에선 의료계가 반발하는 진짜 이유는 진료정보가 공유되면 비급여 진료비가 공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관측을 내놓습니다.

의료계가 '소비자보호'라는 실체없는 구호를 앞세우며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법안을 막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국회도 소비자 권익이 침해당하는 것을 14년째 지켜만 보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돌아봐야할 시점인 듯합니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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