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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파업, 휴진’ 아닌 ‘집단사직’…필수의료도 손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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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우 기자

승인 : 2024. 02. 2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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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의료계 집단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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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병원 전공의들이 20일 예고한 대로 사직서를 내고 의료현장을 떠나면서 4년 만에 '의료대란'이 가시화됐다. 2000년 의약분업, 2014년 원격진료 및 영리병원, 2020년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 추진에 반대하며 벌인 총파업(집단 휴진)까지 2000년대 들어서만 네 번째 의료계 집단행동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투쟁 방식과 강도, 정부 대응 등에 있어서 예년과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는 평가가 의료계 안팎에서 나온다.

20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사 수 부족이 심각하다고 본 정부가 이달 6일 내년도 대학입시부터 10년간 의대 정원을 매년 2000명씩 늘리기로 발표하면서 의료계가 4년 만에 다시 한번 발끈하고 나섰다. 정부에서 증원규모 축소는 없다고 못박으며 의료계 집단행동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자, 전공의들도 집단 사직서 제출이라는 전례 없는 수단까지 써가며 맞불을 놨다. 그간 개원의는 병원의 문을 닫는 휴진을, 전공의는 진료거부나 중단을 투쟁수단을 써온 것과는 확실히 방식과 강도면에서 온도차가 있는 대응인 셈이다.

2000년 8월 의료계 총파업 사태는 '진료와 처방은 의사, 조제는 약사'로 역할을 나눠 의약품 오남용을 막자는 취지의 '의약분업'에서 촉발됐다. 의약분업으로 병·의원에서 약 처방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수입 감소가 예상된 의료계는 동네의원부터 전공의까지 대규모 파업에 돌입했다. 당시 전공의들이 4개월이 넘는 장기 파업으로 대형병원에선 환자 진료에 큰 차질이 빚어지는 등 의료대란이 벌어졌다.

의·정이 다시 충돌한 건 2013년 말 정부가 원격진료 도입 계획을 내놓으면서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진료의 기본은 환자와 마주한 대면진료"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정부 방침에 반발했지만, 원격진료는 개원의들의 수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개원의 중심인 의협이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평가가 의료계 안팎에서 나왔다. 여기에 정부가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의료법인 영리 자회사 설립'을 허용하는 방안까지 추진하면서 의료 민영화 논란으로 불씨가 번졌다.

결국 의협이 2014년 3월 1차 집단휴진으로 무력시위에 나섰다. 같은달 2차 집단휴진이 예고되고 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 등 병원 전공의들이 이에 동참하기로 하자, 정부가 사실상 의협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전공의들에게는 '주당 최대 88시간'으로 규정된 수련시간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재수련(유급) 조항 폐지도 약속했다.

2020년 의료계는 2022학년도부터 10년간 의대 정원을 한해 400명씩 늘리고 공공의대를 신설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정부 의료정책에도 반대해 의료현장을 떠났다. 이 때도 전공의들이 집단휴진으로 단체행동의 포문을 열었고 의협이 가세하며 화력을 키웠다. 다만 당시에는 응급실·중환자실·분만실 등 필수업무에 종사하는 인력은 파업에서 제외됐다.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계가 의료현안에 대한 정부의 개혁 의지를 번번이 물리적으로 저지하는데 성공해온 셈이다. 반면 이번 정부는 의협 집행부를 대상으로 '의사면처 정지처분'이라는 초강수 카드까지 꺼내들며 의료개혁 완수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게다가 의료계 파업 때마다 일종의 중재자 겸 대화창구 역할을 했던 의협이 이번에는 정부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어 사태를 풀 해법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병원 관계자는 의료계 집단행동 방식과 관련 "집단 사직서 제출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강경한 정부 기조도 과거와는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과거에는 (전공의들이) 파업에 참가하면서도 간간이 진료를 보긴 했다"면서 "이번에는 집단 사직서를 내고 전면 진료거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방식과 강도에 차이가 있다"면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노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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