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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하는 쿠바 관광산업, 활로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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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4. 05. 01. 11:07

올해 외국인관광객 320만명 유치 목표
미국 경제제재로 달성 여부는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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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쿠바에 외국 국적의 크루즈선이 들어서자 현지 주민들이 자국 국기를 흔들며 환영하고 있다./출처=에페통신
최근 한국과 수교하고 상주공관 개설을 약속한 카리브해의 섬나라 쿠바가 외국인관광객 유치로 경제난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광을 주요 외화벌이 수단으로 삼고 있는 쿠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후 관광산업의 회복이 더뎌 고전 중이다.

쿠바뉴스360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쿠바에선 1~5일(현지시간) 관광박람회 '2024 피트쿠바'가 열린다. 올해로 42회를 맞는 피트쿠바에는 40여개 국가에서 항공회사, 여행사, 여행전문잡지 등 500여개 업체가 참가한다. 현지 언론은 "코로나19 전 쿠바경제를 견인하며 기관차로 불렸던 관광산업이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쿠바 관광부는 올해 외국인관광객 320만명 유치를 목표로 잡고 있다. 지난해 쿠바를 방문한 270만명과 비교하면 50만명이나 높여 잡은 수치지만 2018년 420만명, 2019년 460만명 등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기록에는 아직 한참 못 미친다. 지난해 쿠바 호텔업계의 객실가동률은 25%에 그쳤다. 현지 관광업계는 이를 두고 "잠재력이 큰 쿠바의 관광산업이 고전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고 입을 모은다.

올해 1분기 쿠바를 찾은 외국인관광객은 80만명으로 2020년 같은 기간에 기록한 98만명보다 크게 적었다. 멕시코의 칸쿤이나 도미니카공화국의 푼타 카나 등 쿠바와 경쟁하는 카리브 관광지가 코로나19 후유증을 완전히 떨쳐내고 외국인관광객 유치에서 연일 신기록 레이스를 달리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쿠바의 관광산업이 고전하는 데는 서방의 경제제재 탓이 크다. 2016년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를 부활시키고 2021년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미국은 자국민의 쿠바 방문을 금지하진 않고 있지만 까다로운 절차를 두고 있다. 미국은 또 쿠바를 여행한 유럽인에겐 전자여행허가(ESTA)를 내주지 않는다. 쿠바 여행을 원하는 관광객이라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1분기 쿠바를 방문한 외국인관광객을 국적별로 보면 캐나다가 39만9272명으로 부동의 1위였고, 2위 쿠바 재외국민(7만5386명), 3위 러시아(6만6887명)였다. 미국은 4만6717명으로 4위에 그쳤다. 중남미 언론은 "쿠바에서 불과 150㎞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경제대국인 미국이 제재를 풀었다면 미국인 관광객이 압도적 격차로 1위에 올랐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쿠바는 '2024 피트쿠바'의 공략 대상을 중남미와 카리브로 공식화했다. 중남미와 카리브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관광산업 육성 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중남미·카리브항공운송협회(ALTA)에 따르면 1분기 중남미의 항공서비스 이용자는 7.6% 증가했다. 1분기 쿠바를 방문한 멕시코 관광객은 7위, 아르헨티나 관광객은 10위에 오르는 등 최근 중남미와 카리브에서 쿠바를 찾는 관광객은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 언론은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쿠바가 중남미에서 관광산업의 활로를 모색하려고 하지만 부분적으로만 가능할 것"이라며 미국의 제재를 극복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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