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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학 캠퍼스는 축제 중…‘연예인 공연’ 전날부터 티켓 쟁탈 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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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 김서윤 기자

승인 : 2024. 05. 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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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마다 유명 연예인 섭외…암표 기승 몸살
'출입인원 제한' '외부인·재학생 분리' 등
동국대
29일 오전 11시께 서울 시내 A 대학 100주년 기념비 앞에서 축제 입장 팔찌를 구매하기 위해 온 이들이 긴 줄을 서고 있다/김서윤 기자
"오전 6시 30분에 1등으로 도착해 기다렸는데 가장 먼저 입장 팔찌를 받으니 힘든 기억이 싹 사라지는 기분입니다."

29일 오전 11시 20분께 서울 시내 A대학 100주년 기념비 앞에서 만난 대학생 박재윤씨(20)는 이날 축제 무대에 오르는 잔나비, 데이식스(DAY6)의 공연을 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이 곳을 찾았다고 했다. 다른 대학에 재학 중인 박씨는 모교 축제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이날 오전 6시 30분께 입장 팔찌 배부처에 도착했고, 뙤약볕 아래에서 장장 5시간의 기다림 끝에 입장 팔찌를 손에 넣었다.

박씨는 "우리 학교는 예산,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일찌감치 축제 진행이 무산됐다"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 이 곳 축제에 왔다"고 말했다.

이날 박씨를 만난 A대학 캠퍼스에는 '축제 입장 팔찌'를 쟁취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 300m 정도의 기다란 줄을 늘어서며 장사진을 이뤘다. 오전 11시부터 입장 팔찌가 배부된다는 예고에도 몰려드는 인파에 이날 오전 내내 어림잡아 1000명 이상이 긴 줄을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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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오후 서울 시내 B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김서윤 기자
유명 연예인을 섭외한 대학마다 재학생을 포함해 외부 인파가 몰리면서 대학축제가 'K-팝 콘서트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거 대학 동아리를 중심으로 치러진 대학축제가 해마다 유명 연예인의 공연에 잠식돼 암표 거래 등 부작용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 대학의 축제 공연 티켓은 중고거래사이트에서 25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대학들은 이러한 암표 문제를 해결하고자 외부인 공연장 출입 제한, 모바일 티켓 등 자구책을 내놓고 있지만 축제의 폐쇄성만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경희대는 유명 가수 무대가 마련된 노천극장의 출입 인원을 제한했고, 한양대·동국대는 외부인과 재학생 구역을 따로 분리했다.

축제를 이끄는 대학 총학생회도 유명 연예인의 의존도가 높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재학생들의 요청 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김민기 성균관대 총학생회장은 "연예인 초청에 관한 학우들의 요구가 크다 보니 이를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며 "일단 연예인 때문이라도 학생들이 찾아와줘야 다른 창의적인 학생 행사나 이벤트를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학생들의 활발한 창작 활동을 장려했던 대학축제가 대중 문화산업에 지배돼 기성문화와 같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윤태 고려대 공공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대학축제가 청년들이 동아리 등을 통해 직접 창작하는 활동을 장려하고 지원했다"며 "그 때문에 주류문화와 청년문화는 상당한 차이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반면 이제는 대학축제에 대중문화 가수들을 초청한다. 청년문화 속 창의성이나 실험적인 문화들이 사라지고 기성문화와 같아지고 있다"며 "창작을 지원·장려하던 친구, 동료, 교수들과의 공동체는 약화됐다. 어쩌면 일부 시스템에서 만들어진 대중 문화산업이 대학을 지배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민훈 기자
김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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