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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2024 新 올림픽 신드롬…국민들은 희망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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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 박주연 기자 | 김서윤 기자

승인 : 2024. 07. 30. 17:07

축구 등 부제로 잠잠하던 분위기 달라져
시민들 올림픽 소식에 화색…정치권엔 눈쌀
윤석열 대통령 국무회의 모두 발언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어제 올림픽 경기 봤어요?" "예. 팀코리아의 선전에 대한민국 위상이 올라가는 것 같아요."

30일 낮 12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한 카페에 있던 손님들에게 '2024 파리 올림픽'에 대한 소감을 물었더니 이 같이 입을 모았다.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로 발 디딜 틈 없이 혼잡했던 이 카페 손님들은 저마다 직장에서, 집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나눌 때는 심각한 표정이었지만 올림픽 이야기를 나눌 때는 환한 표정을 지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대회 3일 만에 당초 목표였던 금메달 5개를 이미 달성했고 이제 더 높은 고지를 향해 뛰고 있다"며 "우리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념 촬영하는 정의선 회장과 남자양궁 단체전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국가대표 김우진, 이우석, 김제덕 선수 및 코칭스태프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네 번째)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인들이 대부분 카페를 빠져나간 오후 1시 30분쯤까지 이 카페는 개회식 당일 한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장내 아나운서가 한국 선수단을 북한이라고 잘못 호명한 일부터 금빛 총성을 쏘아올린 17살 고교생 반효진 '신드롬', 유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허미미가 독립운동사 허석 선생의 5대손이라는 이슈까지 이번 올림픽에서 쏟아진 다양한 얘기로 가득했다.
인근 건물 방호원으로 근무하는 최모씨는 "이번 올림픽에는 과거 박태환 같은 스포츠 영웅들이 없어 심심할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아주 젊은 친구들이 대활약을 펼쳐주고 있다"며 "젊은 얼굴들이 노장 못지 않은 노련함과 탁월한 실력을 국민 앞에 선보여줘서 큰 희망과 기쁨이 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직장인 백모씨도 "매일 같이 안 좋은 뉴스들만 듣다가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메달을 따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힘이 난다"며 "앞으로 이러한 소식들이 자주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 서대문구 한 음식점에서도 10연패라는 대업을 이뤄낸 한국 양궁 여제들과 남자 선수들의 메달 소식이 손님들의 입에 연신 오르내렸다. 그러다 음식점 한켠에 설치된 텔레비전 스피커를 통해 정치권 소식이 흘러나오자 혀를 차는 소리와 함께 한심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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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에 소재한 카페에서 한 손님이 파리올림픽 양궁경기를 노트북을 통해 시청하고 있다. /김서윤 기자
한 손님은 "요즘 정치권에서 싸우는 얘기만 나오지 정작 민생은 돌보는지 의문"이라며 "올림픽에서 젊은 친구들이 국민 앞에 나서 희망을 주고 있는 것처럼 정치도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파리올림픽에서 '팀코리아'의 예상 밖 선전에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축구 등 주요 종목의 올림픽 출전이 좌절되면서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지만 개막 직후부터 연일 메달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들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올림픽 기간 정치권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정쟁에 빠져 '협치'를 상실하면서 국민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올림픽은 국민의 단합이나 화합된 분위기가 한껏 모아지는 때인데, 국회에서는 정당 간 연일 싸움하기 바쁘다"며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야 될 사람들이 국민들의 근심 해결은 커녕 서로 싸우는 모습이 정치에 대한 피로감을 들게 하고, 고질병이다 싶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태경 대림대 스포츠재활학부 교수도 "올림픽 정신은 함께 모여 서로 존중하고 상호 이해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그러나 정치인들은 선수를 향한 응원 메시지조차 내지 않고 다투기만 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들은 서로 타협하고 이해하는 성숙한 문화를 만들어 민생을 보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민훈 기자
박주연 기자
김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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