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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그리운 옛날 느낌이 물씬, 인천 동구 골목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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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4. 12. 23. 16:26

헌책방 많던 배다리 거리, 드라마·영화 촬영지로 유명
꿀주당 전통주 빚기 등 색다른 체험, 만석화수 노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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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구 '배다리 아트스테이 1930'. / 이장원 기자
인천 동구는 한국의 근현대사를 간직한 곳이다. 옛날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골목들을 지나다 보면 심심찮게 유서 깊은 장소들을 발견하게 된다. 개항기부터 산업화 시대까지 노동자, 이주민, 선교사 등 옛 사람들의 흔적이 묻어난다. 현재는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로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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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거리. / 이장원 기자
◇ 배다리

배다리는 바닷물이 통해 배가 드나들던 갯골 주변을 일컫던 말이라고 한다. 구한말 개항 이후 외국인들이 조계지에 들어오자 살 곳을 잃은 조선인들이 배다리 일대로 삶의 터전을 옮겨 마을을 형성했다. 배다리는 헌책방거리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60~70년대에는 헌책방들이 배움에 목말랐던 이들의 갈증을 풀어줬다. 배다리에는 '동성한의원' 등 현재는 그 기능을 하지 않지만 예전 모습을 간직한 가게들이 많다. 이 때문에 배다리 일대는 '극한직업', '도깨비' 등 여러 영화·드라마 작품 속 배경으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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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성냥박물관. / 이장원 기자
배다리의 복합문화공간인 '배다리 아트스테이 1930'에 가면 '여인숙' 간판이 보이는 골목에서 여러 예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묘한 분위기 속에 과거와 현대의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다. 걸음을 옮겨 배다리성냥박물관에도 한 번 들러본다. 추억 속 성냥이 한국에 들어와 만들어지던 초창기 공장의 역사와 관련 자료들, 당시 사람들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경건함이 느껴진다.
◇ 꿀주당

꿀주당은 배다리 인근에 탄생한 전통주 양조장이자 교육 공간이다. 꿀주당에서는 양조 체험, 시음 행사, 향음주례 교육 등 방문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 술의 기본이 되는 단양주를 직접 만들어보는 원데이 클래스는 나들이객이 놓칠 수 없는 코스다. 나윤경 이사장의 강연 속에 전통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술 빚는 방법을 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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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주당. / 이장원 기자
단양주 빚기 체험은 기본적으로 고두밥에 정제수와 누룩을 잘 섞어주면 되는데 사실은 전후 과정이 따른다. 고두밥을 만드는 과정에서 쌀을 씻는 시간, 밥 지을 때 불의 세기, 밥을 식힐 때의 온도 등을 모두 맞춰야 한다니 쉬운 일은 아니다. 참가자들은 큰 병에 넣어 잘 섞은 술을 집에 가져갈 수 있는데 2~3일간 중간에 산소공급을 해주고 2주간 발효를 시켜야 한다. 꿀주당 '레시피'를 잘 따르면 술맛은 보장될 것으로 보이지만 내가 만든 술이 정말 술이 될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기다리는 것도 한 재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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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주당 지게미 안주. / 이장원 기자
◇ 만석화수 해안산책로

만석화수는 인천 동구 만석동과 화수동을 함께 이르는 말이다. 외부접근이 단절됐던 이곳 해안에 웨이브데크, 해상전망대, 포토존 등 공간을 조성해 멋진 해안산책로를 만들었다. 이곳은 해가 질 때 낙조가 아름다워 인천 동구의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야간에는 조명으로 그럴싸한 분위기를 연출해 사진 찍으러 오는 사람이 많다. 만석은 서울로 향하는 곡물을 만석이나 쌓아놓았던 곳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만석부두는 주말이면 낚시꾼들이 즐겨찾는 명소라고 한다. 과거에는 여객편이 운항됐으나 현재는 한산한 부두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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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구. / 이장원 기자
인천 동구는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관광코스 재정비와 체험형 관광프로그램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배다리코스, 노동자의 길, 예술로 동구길, 골목투어코스, 만석화수 역사문화코스 등 5개 코스를 정비했다. 이들 관광코스는 각기 다른 매력의 역사, 문화, 예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배다리 일대에서는 지난 5월부터 이번 달까지 스탬프투어를 운영했다. 그 결과 배다리성냥마을박물관 관람객 및 동구관광해설사 이용자수가 지난해 대비 495% 증가했다고 인천 동구는 전했다. 2025년에는 '노동자의 길'과 '예술로 동구길'까지 스탬프투어를 확대할 예정이다. 인천 동구는 지역주민, 소상공인과 함께 체험형 프로그램,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해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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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거리 인근 카페 참새당의 야구공빵(오른쪽 위). / 이장원 기자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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