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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에 더 바쁜 외교부… ‘계엄발 외교 불확실성’ 해소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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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4. 12. 26. 08:41

미국에 도착한 김홍균 외교부 1차관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
정부는 계엄발 외교 후폭풍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성탄 연휴에도 평소보다 더 바삐 움직이고 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중국 외교 수장인 왕이 부장과 전화통화를 가졌고, 김홍균 외교1차관은 방미 중 한·미 외교차관회담을 열었다. 이어 일본을 찾아 한·일 외교차관회담을 갖는다.

이 같은 외교부의 발빠른 움직임은 국내 정치 상황이 대외 신인도 하락이나, 한·미 동맹, 한·미·일 안보협력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긴밀히 움직여야 한다는 위기감에서 나왔다.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외교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에 혈맹인 미국도 한국 내 정치상황을 비중 있게 다루며 신속 보도하고 있다. 최근엔 미 국무부가 이례적으로 야권을 겨냥해 대북제재를 성실히 이행하라는 메시지를 띄우기도 했다. 미국의 초조한 속내가 고스란히 읽히는 대목이다. 한국의 계엄 사태가 조기 대선으로 이어지면,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권을 잡을 확률이 대단히 높은 상황에서 양국 관계에 미칠 파장을 먼저 우려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외교부는 미국과의 견고한 한미연합사 체제를 바탕으로 대북억지력을 똑같이 확보하고 있으며, 미국의 철통 같은 대한국 방어 메시지도 변함 없다는 것을 대내외에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다. 또 일본과의 안보협력에 있어서도 이번 계엄 사태가 미칠 영향은 없다는 메시지도 발신하고 있다. 이를 위해 김 차관은 미국과 일본을 연쇄방문해 한국의 이러한 외교 전략은 흔들림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을 방문 중인 김 차관은 이에 앞서 미국을 찾아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파트너십이 계속 유지될 수 있길 바란다"는 입장을 23일(현지시간) 전했다. 캠벨 부장관은 "한국에 대한 강한 신뢰, 한국의 민주주의와 헌법에 대한 깊은 믿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불안한 정치 상황에서도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회복탄력성은 대단하며 미국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는 메시지다.

양국은 당초 워싱턴 DC에서 지난 4~5일 개최키로 했던 제4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제1차 NCG 도상연습(TTX)을 갖기로 했지만 계엄 사태 이후 무기한 연기됐다. 김 차관은 이와 관련한 논의도 캠벨 부장관과 이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통화에서 최근 우리 국내상황을 설명하고 향후 한·중 관계 증진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조 장관은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하에서도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간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왕 부장은 "한·중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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