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확보→ 주력주주 방해 전략 선회
"인수 후 '불편한 동거' 이어질 수도"
|
다음달 말 경영권 지분 인수 이후에도 한화 측과 구 전 부회장의 '불편한 동거'도 불가피해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다음달 29일 국내 2위 단체급식 업체 아워홈의 지분 50.62%를 완전 취득할 예정이다. 인수액은 7508억원. 이후 2년 안에 지분 8.00%를 1187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거래 대상은 아워홈 최대주주인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과 구미현 아워홈 회장 외 직계비속 2인이다. 구본성, 구미현씨가 보유한 지분은 각각 38.56%, 19.28%이다. 직계비속 2인 등 기타주주가 보유한 지분은 1.89%다. 한화호텔앤리조트는 아워홈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해 '우리집에프앤비'라는 특수목적법인(SPA)을 설립, 주식매매 계약상 당사자 지위와 권리·의무를 이전받을 예정이다. 출자 목적물은 보통주식 25만주, 출자금액은 2500억원이다.
당초 아워홈 인수의 큰 변수는 '남매 갈등'이 거론됐다. 한화 측의 경영권 인수의지가 확고하고 최대주주 지분 확보도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지만, 고(故) 구자학 아워홈 창업회장의 차녀 구명진 씨와 삼녀 구 전 부회장이 매각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구명진 씨와 구 전 부회장은 각각 19.6%, 20.67% 지분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아워홈은 정관상 경영활동 관련 주요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도록 규정해놨다. 한화 측이 구본성·구미현 등의 지분을 포함해 58.62%를 확보하더라도 '3분의 2'에는 살짝 못미친다. 또한 아워홈 정관에는 주주가 주식을 팔 때 다른 주주가 같은 조건으로 주식을 먼저 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에 따라 아워홈의 다른 주주인 구 전 부회장과 구명진씨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향후 상황에 따라서는 한화 측의 아워홈 경영권 인수가 물건너 갈 수도 있는 셈이다. 이같은 우려는 지난 27일 아워홈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구 전 부회장이 회사 매각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는 등 공식적인 행보에 나선 것이다. 당시 주총에서 구 전 부회장은 구명진씨와 자녀 조효재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구명진씨도 구 전 부회장의 대표이사 선임안을 올렸다. 이들 안건은 과반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또한 한화그룹과의 경영권 지분 거래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화에 회사 정보를 공유·보고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비상장사임에도 불구하고 아워홈 주총은 2시간 넘게 진행됐다.
업계에선 구 전 부회장의 행보를 두고 "(구 전 부회장이) 아워홈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건 불가능한 상황에서, 경영권 지분 확보보다 주력주주로 활동하는 쪽으로 전략을 튼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의 인수가 마무리된 뒤에도 불편한 동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