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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세 아들에 ㈜한화 지분 절반 증여…김동관 중심 승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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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3. 31. 16:35

김 회장, 승계 관련 오해 불식코자 증여 결정
한화에너지 및 세 아들 개인 지분 합계 47% 수준
증여 후에도 회장직 유지
"경영 자문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사진_2]_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세 아들에게 지주사 지분 절반을 증여, 승계 마무리수순에 돌입했다. 한화그룹은 지주사 ㈜한화를 중심으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앞서 김 회장 세 아들의 개인회사 격인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22.16%까지 끌어올렸고, 이번 증여까지 더해지면서 세 아들의 지배력이 공고해졌다.

특히 장남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 중심의 승계 구도가 굳혀졌다. 김 회장은 지분을 나누며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에게 각각 4.86%, 3.23%, 3.23%씩 증여한다고 밝혔다. 한화에너지 지분 또한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율 50%, 나머지 두 아들이 25%씩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승계 관련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일찌감치 증여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한화오션 인지분수 및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가 승계에 목적을 두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선제적인 결정을 내렸다. 승계가 마무리됐지만 김 회장은 직을 유지하며 경영 자문 및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다.

31일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보유하는 지분 22.65% 가운데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한다고 공시했다. 증여 후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의 지분율은 한화에너지 22.16%, 김승연 회장 11.33%, 김동관 부회장 9.77%, 김동원 사장 5.37%, 김동선 부사장 5.37% 등으로 바뀐다.

개인 최대주주는 김승연 회장이지만, 세 아들의 개인회사인 한화에너지가 최대주주 지위를 갖추며 사실상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된 셈이다. 해당 지분을 포함해 세 아들의 지분율은 42.67% 수준이 된다.

김 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신속히 해소하고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지분 증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일각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해 ㈜한화의 가치를 낮춰 한화에너지와 합병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어서다.

또 투자를 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나 한화오션 지분인수 등에 대해서도 오해가 쌓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조60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을 추진하며 주가가 하락하자, 이를 두고도 승계와 연관짓는 시선이 잇따랐다.

한화 측은 유럽 방산 블록화, 선진국 경쟁 방산업체들의 견제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투자 실기는 곧 도태'라는 생존전략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오션 지분 인수 역시 승계와 무관한, 두 회사의 글로벌 육해공 방산 패키지 영업을 위한 전략적 조치였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분 증여로 승계가 완료됨에 따라 시급하고 절실한 대규모 해외 투자 목적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를 승계와 연결시키는 억측과 왜곡은 불식될 것"이라며 "승계 완료로 '㈜한화-한화에너지 합병을 위해 ㈜한화의 기업가치를 낮춘다'는 오해가 바로 잡히고,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의구심도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분 증여로 김동관 부회장 등 세 아들은 증여세 약 2218억원을 납부하게 될 전망이다. 이달 평균 종가 기준으로 계산된 규모로, 이날 종가 기준 ㈜한화 주식은 4만950원 수준이다. 과세 기준 가격은 상장사 내부자 주식 거래 사전 공시제도에 따라 한달 후인 4월 30일 기준 전후 2개월 주가 평균 가격으로 결정된다. 상속세율은 약 60%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한화 주가는 지난 2월 10일 자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지분 일부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뒤 크게 올라 3월 10일 5만2,300원을 기록했다. 그 전까지 3년간 ㈜한화 주가는 2~3만원 수준에 머물렀다. 5만원을 넘어선 것은 2017년 8월 이후 8년만이다. 그룹 관계자는 "주가가 낮은 시점에 증여를 결정했다거나, 주식 가격을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한화그룹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과세된 세금은 정도경영 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성실하게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동관 부회장 등 세 아들은 사재를 활용하는 한펀 증여 주식 담보 대출을 통해 약 5년에 걸쳐 상속세 납부를 완료할 계획이다.

앞서 2006~2007년 김승연 회장이 ㈜한화 지분 일부를 증여했을 때 세 아들은 1216억원의 증여세를 납부했다. 김승연 회장도 1981년 당시 역대 최대 수준인 277억원을 상속세로 냈다.

한화그룹은 이번 지분 증여로 승계 관련 논란을 해소하고 방산, 조선해양, 우주항공 등 국가적 차세대 핵심사업에 집중해 기업가치 제고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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