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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내몰린 건 한국경제를 이끄는 대기업 총수다. 한 번에 25%씩 올려대는 총성 없는 관세 전쟁터 첨단에서 그룹의 명운을 등에 업은 무거운 행보가 시작됐다. 삼성과 SK, 현대차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깜깜이 정세 파악을 위해 대규모 대관조직을 꾸렸고 각종 지정학 리스크를 불식시키기 위해 생산거점을 재편, 공급·거래망을 갈아치웠다.
그렇게 줄줄이 수십조원씩 쏟아붓는 기업들의 릴레이 대규모 투자가 발표됐다. 예컨대 미국을 공략할 대규모 공장이 지어졌고 현대차, GM과 같이 적과 아군의 구분도 없이 협력하는 그림이 이어졌다. 그 중심에서 총수가 직접 뛰었다. 가뜩이나 생성형 AI가 불러온 패러다임 격랑에 올라타기 위해 치열한 시기, 기업의 100년을 건 승부수가 던져진 셈이다. 총수가 아니면 내릴 수 없는 결단들이다.
트럼프 관세전쟁은 이제 막 시작이다. 그리고 이제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6월.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탄생한다. 총수들로선 또 한번의 정치·정책 리스크. 흐름을 내다보고 바뀌는 정책에 따라 기업의 경영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할 판이다.
이에 아시아투데이는 그룹의 100년을 좌우 할 지금 총수들의 혜안과 무거운 결단을 담은 행보를 따라가며 조명하고 기록하려 한다.
첫 총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다. 정 회장은 오래 공들인 미국에서 대형 산불이나자 구호 성금을 마련하며 현지에 진한 울림을 줬다. 정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딸 카이 트럼프를 만난 일명 '골프 회동'은 관세 25% 으름장에 대한 발 빠른 아웃리치(물밑접촉 활동)다. 그렇게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고 백악관을 찾아 끝내 트럼프로부터 수차례 "그레이트, 현대" 찬사를 받았다.
미국 조지아에 지어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공장이 본격 가동을 시작했고 GM, 토요타 등 손잡을 수 있는 상대와는 다 손잡았다. 거센 트럼피즘에도 전 세계 자동차들의 각축장 미국에서 전체 차 판매 4위, 전기차 2위를 기록 중이다. 이를 발판으로 전 세계 판매 3위에 안착,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수시로 갈아치우는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