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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에 흔들리는 베트남 의류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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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4. 17. 17:48

美가 최대 고객…의류·신발 수출액 40% 차지
협상 결과 종사자 270만 명 고용에도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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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호치민시에서 열린 베트남 섬유·의류 박람회 '사이공텍스'/니혼게이자이신문 홈페이지 캡처
베트남 의류 산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7일 보도했다.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에서도 특히 높은 46%의 관세율이 거론되면서, 협상 결과에 따라 최대 수출국인 미국 시장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경제 성장뿐 아니라 고용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 의류 산업은 중국에 집중됐던 생산기지를 주변국으로 분산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의 흐름 속에서 빠르게 성장해 왔다. 2024년 의류와 신발의 수출액은 총 599억 달러(약 84조 9500억 원)로, 10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 중 미국이 전체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이다.

저렴한 베트남산 의류는 GAP, 나이키, 월마트 등 글로벌 브랜드를 통해 미국 시장에 공급돼 왔다. 미국 소비자들도 오랫동안 그 혜택을 누려왔다. 하지만 상호 관세가 본격화하면 베트남과 미국 간 공급망이 끊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호찌민시에서 열린 섬유·의류 박람회 '사이공텍스'에서는 관세 이슈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25개국·지역에서 약 100개 기업이 참가했다.

현지 업체 바오민텍스타일 관계자는 "관세 문제는 정말 골치 아픈 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참가업체 히에우하오텍스의 도 응우옌 후인 최고경영자(CEO)는 "고관세가 시행되면 미국 수출이 막힌 의류가 국내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와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류·봉제업계 관련 국제 노동단체인 아시아최저임금동맹(AFWA)에 따르면 베트남 의류 산업 종사자는 270만 명을 넘는다. 베트남 통계총국은 전체 산업 종사자 수를 약 5200만 명으로 보고 있다. 의류 산업은 전체 고용의 5%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이 중 약 90%는 여성이다.

노동집약적 성격이 강한 의류 산업의 특성상, 대부분의 생산시설은 인건비가 저렴한 지방에 있다. 의류 산업이 흔들리면 고용 불안이 지방 전반으로 빠르게 퍼질 수 있다.

호찌민 인근에서 봉제공장을 운영 중인 도니가먼트의 팜 꾸앙 아잉 CEO는 "작업자부터 기술자, 청소 직원, 경비 인력까지 모두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런 혼란은 처음이다. 코로나19 때와 같은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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