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수요·역할도 달라져
차별화된 기술로 자동차 시장서 선도 이어갈 것
|
손기환 LG디스플레이 상무는 1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OLED & XR KOREA 2025'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전기차(EV),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그리고 인공지능(AI)을 자동차 산업의 '3대 패러다임'으로 꼽으며, 이 변화가 자동차 내부 구조는 물론 디스플레이 수요와 역할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상무는 'CES'에서 강조된 피지컬 AI(물리 AI)의 진화를 언급하며 인간 개입 없이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AI 기술이 자율주행, 로보틱스, 산업 자동화 등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차량 내 디스플레이는 단순 정보 출력 장치를 넘어 운전자와 탑승자의 상호작용, 콘텐츠 소비, 안전 기능까지 담당하는 '경험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가 최근 한국,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5개국 소비자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의 70%가 차량 내에서 단순 운전을 넘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58%는 차량 내 콘텐츠 시청을 즐긴다고 답했다. 이러한 결과는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더 이상 '속도계'나 '센터패널'에만 머물지 않고 몰입감 있는 환경과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핵심 장치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손 상무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EV와 SDV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이들 차량은 기존 내연기관차 대비 부품 수가 적고 플랫폼 유연성이 크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기술을 통합적으로 적용하기 좋은 구조"라고 밝혔다. 실제로 초기 OLED는 LTPS LCD에 비해 최대 4~5배 비쌌기 때문에 고급 차량 위주로 채택됐지만 최근에는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당 디스플레이 예산을 차량 가격의 약 0.3%로 설정하며 OLED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향후 시장 흐름과 기술 발전 방향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LG디스플레이는 △풀 대시보드 디스플레이 △슬라이딩 디스플레이 △투명 디스플레이 △언더디스플레이 카메라(UDC) 등 미래 디스플레이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차별화된 기술 우위를 기반으로 자동차 시장에서 지속적인 선도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특히 슬라이딩 디스플레이는 차량 내 환경에 따라 디스플레이의 크기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주행 중에는 최소한의 정보만을 보여주다가 주차 시에는 대화면으로 전환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제품이 10만회 이상 작동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일부 고객사와 양산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손 상무는 차세대 기술로 거로되는 마이크로 LED에 대해 "분명 OLED 이후를 이을 잠재력을 지닌 기술"이라면서도 "아직은 비용 측면에서 상용화에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시점에서는 OLED와 LTPS LCD가 품질과 효율성 측면에서 충분히 우수하다"며 기술 적용의 현실성과 시장 수용성 모두를 고려한 전략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손 상무는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로서의 위상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TV, 모바일, IT, 헬스케어 등 전 영역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공간에서의 디스플레이 경험을 새롭게 정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