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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K-조선②]바다 지키고 에너지 캔다…한화오션, 토탈해양사업 지주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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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04. 22. 17:49

세계 최초 LNG 풀 라인업 완성
에너지 개발 분야 시너지 탐색한다
'미래먹거리' 전전기·무인 함정 약진
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건조한 LNG운반선
에너지·방위 분야에서 바다의 전략적 활용이 확대되면서 해양산업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물밑에서 쌓아온 초격차 기술력을 활용해 조선과 에너지 산업을 연계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와 긴장 고조에 대응할 해양 무기는 '전전기'와 '무인' 기술 개발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선박'에서 '에너지'로 거침없는 사업 확장
22일 한화오션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200번째 LNG운반선 '레브레사호(LEBRETHAH)'를 성공적으로 인도하며 조선업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는 1995년 첫 LNG선 인도 이후 30년 가까이 기술을 축적한 결과다. 특히 지난 2016년 100번째 선박 인도 이후 불과 9년 만에 나머지 100척을 추가 인도한 것은 기술 개발과 생산성 혁신을 동시에 이룩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는 한화오션이 세계 최초로 쇄빙 LNG운반선과, LNG 재기화선박(RV), FSRU(부유식 저장 및 재기화 설비), FPSO(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설비) 등 LNG 관련 풀 라인업을 완성한 데 따른 성과다. 쇄빙 LNG운반선은 북극해와 같은 얼음바다를 가로질러 극지방 자원 개발에 유용하다. 또 재기화는 액체 상태로 운반된 LNG를 다시 기체로 전환하는 기술로, 이를 활용하면 전용 터미널을 대체할 수 있다.

한화오션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초대형 선박 부문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중 20%는 한화오션이 건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단일 조선소 기준 점유율 1위다. 여기엔 한화오션의 친환경 역량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에너지 절감 장치인 공기윤활시스템(ALS)이 주목받는다. ALS는 선박 바닥 면과 바닷물 사이 공기를 주입해 마찰을 줄이고, 5% 이상의 연료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한화오션은 현재까지 ALS가 적용된 선박 70여 척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이런 에너지 운송 역량을 개발 분야와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한화오션 뿐 아니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임팩트 등 계열사를 통해 글로벌 LNG 개발 기업 '넥스트디케이드'의 지분 약 22%를 확보했다. 넥스트디케이드는 미국 텍사스에 건설 중인 리오그란데 LNG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오는 2027년부터 연간 2700만톤의 LNG를 생산 할 예정이다. 현재 토탈 등 글로벌 에너지기업과 약 20년 기간의 장기물량계약을 기체결한 상태로, 업계에선 이런 운송 물량에 대해 20척 이상의 LNG선 신조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더해 한화오션은 지난해 자회사 한화쉬핑과 한화드릴링을 설립하며 해양 에너지 시추·운반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그 시작으로, 올 하반기 한화오션의 드릴십 '타이달 액션호'가 브라질에서 심해시추 작업에 착수한다. 대우조선해양시절 팔지 못해 골칫덩이 재고자산으로 남아있던 드릴십을 활용해 새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여기엔 현지 조건 맞춤형으로 선박을 개조한 한화의 기술력이 뒷받침됐다. 회사는 장기용선부터 시작해 향후 개발 사업 진출 기회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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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KDDX 가상 시운전 모습. /한화오션
◇'기술력이 국력' 전전기·무인 함정 시대 이끈다

한화오션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차세대 함정 분야에서도 발을 넓히고 있다. 기존 기계식 추진체계가 전기 추진체계로 전환하며 추진과 무기 운용, 센서 작동까지 전기로 수행하는 '전전기 함정'이 대세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전기 함정은 기존 분리 운영되던 전투체계와 통신체계, 기관제어체계 등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해 빠르고 효율적인 판단을 가능케 한다. 미국·영국 등 선진 해군은 이미 이런 전전기 함정을 잇따라 도입중이다.

한국 해군도 2031년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을 전력화하며 차세대 전전기 함정 시대를 열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앞서 '울산급 배치-Ⅱ' 수상함의 하이브리드(가스터빈·전기모터) 추진체계 기술을 개발하며 국내에서 독보적인 전기 추진체계 기술력을 입증했다. 또 관련 기술을 잠수함인 '장보고-Ⅲ 배치-Ⅰ'과 '배치-Ⅱ'를 설계·건조하면서 이미 적용한 바 있다.

한화오션의 다음 시선은 '무인' 기술에 있다. 회사는 앞서 해군이 발주한 '정찰용 무인 잠수정 및 기뢰전 무인 수상정 개념설계 사업'을 수주해 설계를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사업은 해양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의 첫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미래국방의 핵심키워드는 무인화와 스마트화"라면서 "경쟁국의 기술이 진보하고 군사인력 축소하는 상황에서 방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우리 기업들의 무인 기술 확보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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